배우 윤여정이 주연한 김기영 감독의 미개봉 유작 <죽어도 좋은 경험: 천사여 악녀가 되라>가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윤여정은 지난 4월 <미나리>로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는 자리에서, 자신의 스크린 데뷔작 <화녀>(1971)를 연출한 김 감독에게 영광을 돌린 바 있다.
배급사 블루필름웍스는 김 감독이 1990년 연출한 <죽어도 좋은 경험>을 오는 7월 개봉한다고 31일 밝혔다. <죽어도 좋은 경험>은 남편의 실수로 아들을 잃은 여정(윤여정)과 남편의 외도로 억울하게 이혼당한 명자(이탐미)가 서로의 남편을 죽이기로 공모하고 복수를 벌이는 내용의 서스펜스 스릴러영화다.
<하녀> 등 두 여성이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쟁투를 벌인 김 감독의 이전 작품들과 달리 <죽어도 좋은 경험>은 같은 목적을 가진 여성들의 연대라는 새로운 시선을 보여준다. 윤여정이 <화녀>와 <충녀>(1972)에 이어 세 번째로 김 감독 작품의 주연을 맡은 영화다. 김 감독이 완성하고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아 사후 발견된 영화는 4케이(K) 리마스터링 복원 작업을 거쳐 극장에서 처음 공개될 예정이다. 구체적인 개봉일과 개봉 극장은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윤여정이 주연한 <화녀>가 40년 만에 재개봉해 화제를 낳은 바 있다.
오승훈 기자 vin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