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경복궁 안 국립민속박물관 본관 앞에 선 김종대 신임 관장. 노형석 기자
“올 여름 7월 경기 파주를 찾아주세요. 헤이리 예술마을 인근에 국립민속박물관의 열린 수장고가 생깁니다. 5월24일부터 개관 전까지 시범운영을 먼저 하니 괜찮은 구경거리가 될 겁니다.”
취임 두 달째를 맞은 김종대(63) 국립민속박물관장은 23일 서울 경복궁의 본관에서 열린 첫 기자간담회에서 오는 7월23일 개관하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를 알리기 위해 공을 들였다. 경기 북부권의 첫 국립박물관으로 규모만 3천평(1만268㎡)이 넘는 ‘국립민속박물관 파주'는 규정상 수장고다. 하지만, 전체 15개 수장고 가운데 관람 가능한 개방형 수장고가 10개여서 독립된 전시 분관 성격을 갖는다.
“파주관에는 수장고 시설과 함께 80만종 이상의 자료가 포함된 민속 아카이브센터, 어린이체험실, 영상실 등이 들어가요. 경복궁 서쪽에 있는 박물관 본관은 궁 복원 사업에 따라 2031년 이전할 예정입니다. 일단 본관은 세종시 쪽으로 옮겨 개방형 수장고가 있는 파주와 이원 체제로 운영한다는 계획이 잡혀 있습니다.”
박물관 본관의 세종시 이전 문제가 상부 기관인 문화체육관광부의 방침으로 사실상 확정됐으나, 수 년 전부터 민속학계 등이 반대해 논란이 지속해온 것과 관련해선 “세종시로 가는 걸 굳이 회피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단서를 달았다. “서울이나 영·호남 등에 지역관을 신설해주는 배려가 있어야 이전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생기지 않겠느냐”면서 “본관은 민속 연구센터로, 지방관은 전시가 활성화된 공간으로 기능을 나누는 게 순리”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김 관장은 이와 관련해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쪽에 맡긴 세종시 확대·이전 관련 연구용역 결과가 최근 나와 24일 최종 보고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는 “보고서 내용이 공개된 뒤 어떤 방향성을 갖고 가는 것이 좋을지 의견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민속을 기록·기억·재현한다는 말의 약자인 ‘민기기재’의 원칙을 강조하며, 이 원칙에 따라 앞으로 박물관의 방향성을 정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외에 본관 상설전시관을 첨단 영상과 점자 패널 등을 배치하면서 대폭 개편하고, 북한 민속문화 기초 학술 사업의 하나로 비무장지대(DMZ) 마을 조사 등에도 본격적으로 착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노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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