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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BTS, 트로피 못 탔지만…뜨거운 공연으로 그래미 빛냈다

등록 2021-03-15 17:55수정 2021-03-16 02:36

시상식서 한국가수 첫 단독 공연
빌리 아일리시 등 본상 전원 여성
흑인인권 다룬 곡들도 상 휩쓸어
한국계 앤더슨 팩·용재 오닐 수상
제6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제6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로스앤젤레스와 서울을 순간이동으로 오가는 듯한 무대였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14일(현지시각)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제6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선보인 단독무대는 앞서 사전시상식에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을 수상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다이너마이트처럼 뜨거운 무대
방탄소년단은 그래미를 상징하는 ‘그라모폰’(초기 디스크 축음기) 구조물 앞에서 히트곡 ‘다이너마이트’를 부르며 등장했다. 그라모폰 나팔관 안에서 춤추며 노래하던 이들이 무대 뒤 검은 커튼을 열고 들어가니 레드카펫이 깔린 그래미 포토월이 나왔다. 마치 그래미 시상식장에 있는 듯했다. 또 다른 문을 통해 밖으로 나와 계단을 오르니 탁 트인 옥상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한강과 서울 여의도 마천루 야경이 펼쳐졌다. 공연이 끝난 뒤 시상식 사회자 트레버 노아는 “여기 오고 싶지만 올 수 없어 한국 서울에 세트를 만들었다. 그것만으로도 상을 줘야 한다”며 감탄했다.

방탄소년단이 미국 최고 권위 음악상인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공연을 선보인 건 한국 가수 최초다. 한국 대중가수 최초로 ‘베스트 팝 듀오/그룹 퍼포먼스’ 부문 후보에도 올랐으나 트로피는 레이디 가가와 아리아나 그란데에게 돌아갔다. 그럼에도 그래미는 이들의 높은 인기를 의식한 듯 시상식의 절정인 끝에서 두번째 공연자로 배치했다.

제6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제63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단독무대를 선보인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은 소속사를 통해 “그래미 후보에 오른 데 이어 염원하던 단독공연까지 펼쳐 영광스럽다. 모두 아미 여러분 덕분이다. 다음 목표를 향해 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김영대 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2019년 시상자로, 2020년 합동공연 멤버로, 올해 후보 및 단독공연으로 그래미와 가까워지는 단계를 잘 밟아왔다. 앞으로도 후보에 꾸준히 오르고 수상까지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평가했다.

검은 외침으로 가득한 시상식

시상식의 노른자라 할 수 있는 본상인 ‘올해의 레코드’는 빌리 아일리시(‘에브리싱 아이 원티드’), ‘올해의 앨범’은 테일러 스위프트(<포클로어>), ‘올해의 노래’는 허(‘아이 캔트 브리드’), ‘최우수 신인상’은 메건 디 스탤리언에게 돌아갔다. 전원 여성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특히 눈여겨볼 지점은 지난해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 전역으로 번진 흑인 인권 운동 ‘블랙 라이브스 매터’(BLM·흑인의 목숨도 소중하다)에 대한 조명이다. 조지 플로이드의 마지막 말을 제목으로 한 허의 ‘아이 캔트 브리드’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됐고, 흑인 행동주의에 연대를 표한 비욘세의 ‘블랙 퍼레이드’가 ‘최우수 아르앤비(R&B) 퍼포먼스’ 상을 받았다. 한국계 래퍼 앤더슨 팩은 인종차별에 저항하는 메시지를 담은 ‘록다운’으로 ‘베스트 멜로딕 랩 퍼포먼스’ 부문에서 수상했다. 래퍼 릴 베이비는 비엘엠 시위 기간 발표한 노래 ‘더 비거 픽처’ 무대에서 흑인이 백인 경찰에게 폭력적으로 제압당하는 장면과 분노에 찬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경찰과 대치하는 장면 등을 연출했다. 밴드 블랙 퓨마스도 인종차별을 다룬 노래 ‘컬러스’를 무대에서 선보였다.

코로나19 사태 탓에 이날 시상식은 컨벤션센터 근처 야외 세트에서 무관객으로 진행했다. 후보들은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한 채 수상자 호명을 기다렸다. 공연은 실내에서 진행하거나 미리 촬영한 영상을 트는 방식으로 선보였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규모 공연장 관계자들이 시상자로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사전시상식에서 ‘베스트 클래시컬 인스트루먼털 솔로’ 상을 받았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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