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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SF와 신파 사이에서…“무엇이 진짜 승리일까 묻는 영화”

등록 2021-02-08 17:33수정 2021-02-09 02:37

‘승리호’ 조성희 감독 “관객들 뜨거운 반응, 신기하고 감사”
6~7일 이틀 내내 넷플릭스 인기 영화 ‘세계 1위’ 차지
영화 <승리호>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영화 <승리호>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지난 5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넷플릭스를 통해 190여개국에서 공개한 한국 최초 우주 에스에프(SF) 영화 <승리호>가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8일 영상 콘텐츠 순위를 집계하는 플릭스패트롤(flixpatrol.com)을 보면, <승리호>는 6~7일 이틀 내내 넷플릭스 인기 영화 세계 1위에 올랐다.

영화를 연출한 조성희 감독은 이날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결과”라며 “제 영화에 대한 외국 관객들 반응을 느끼는 게 처음이라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기쁨을 나타냈다.

영화 &lt;승리호&gt;를 연출한 조성희 감독. 넷플릭스 제공
영화 <승리호>를 연출한 조성희 감독. 넷플릭스 제공

<승리호>는 2092년을 배경으로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뒤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조 감독은 10여년 전 친구에게서 우주쓰레기 얘기를 듣고 흥미를 느껴 영화를 처음 구상했다고 한다. 그는 “우주쓰레기 청소부 이야기라면 주인공이 꼭 멋진 옷을 입은 영웅이 아니어도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위험한 허드렛일을 하는 주인공을 한국 사람들이 맡아도 허황하지 않을 것 같았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조 감독은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늑대소년>(2012)과 두번째 장편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을 만들면서도 <승리호>의 시나리오를 계속 발전시켜왔고, 결국 세번째 장편으로 완성하고 세상에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그는 “<승리호>는 영화를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처음 쓴 장편 시나리오다. 이걸 영화로 만들어 관객들에게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모든 과정이 꿈같고, 아직도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영화 &lt;승리호&gt;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영화 <승리호>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승리호>는 할리우드 못지않은 컴퓨터그래픽(CG)으로 호평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 감독은 “프리 프로덕션 단계에서 우리가 시지로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걸 구분하고 작전을 효율적으로 세웠다”고 말했다. “첫째, 실제 배우들이 촬영한 장면과 전체 시지 장면이 어울리도록 할 것. 둘째, 우주에서 물체에 빛이 닿는 느낌을 자연스럽게 표현할 것. 셋째, 고달픈 삶을 사는 노동자들의 우주선이기 때문에 추격전도 거칠고 박력 있게 보이도록 속도감을 조절할 것. 이 세가지에 중점을 뒀어요.”

시행착오와 어려움도 있었다. 그는 “폭발이나 작은 입자들이 날아다니는 장면 등의 특수효과를 만들 땐 고생을 많이 했다. 특수효과 아티스트마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그림이 달라 서로 합의하면서 너무 판타지 같지 않게 구현하는 게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승리호> 시지 작업에는 덱스터스튜디오 등 모두 10개 업체가 참여했다. 조 감독은 “할리우드의 시지 작업에 견주면 7분의 1에서 10분의 1 사이의 비용이 든 것으로 짐작한다”고 전했다.

영화 &lt;승리호&gt;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영화 <승리호> 스틸컷. 넷플릭스 제공

호평 일색인 시각 효과와 달리 신파 요소가 들어간 스토리에 대해서는 평이 갈린다. 이에 대해 조 감독은 “가족 이야기에 관심이 있다. 진짜 가족을 잃어버린 이들이 모여 또 다른 가족이 되는 이야기를 만들고 싶었다. 신파를 피하려 했지만, 가족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다른 에스에프 영화들과 비슷한 구석이 많다는 지적에 대해선 “영화를 처음 구상한 뒤 비슷한 다른 작품들을 보고는 ‘이게 가능하겠구나’ 하고 용기를 얻은 느낌이었다. 차별점을 두려고 노력했다기보다는 출발점을 확인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승리호>는 대안가족과 화합을 말하는 영화여서 그들과는 다른 길을 가는 작품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주선 이름이자 영화 제목인 <승리호>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처음엔 적당히 유치하면서 귀엽고 어감도 좋은 이름이라 생각해서 붙였지만, 시나리오를 쓰면서 진정한 의미를 발견하게 됐어요. 나와 생각이나 위치가 다른 사람을 제거하고 척결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화합하며 살 수 있을까를 영화에 담고 싶었거든요. 역설적으로 무엇이 진짜 승리일까 하는 고민이 맞닿은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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