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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에서 오스카 향기가 난다…‘기생충’처럼 수상 행진

등록 2020-12-24 04:59수정 2020-12-24 07:49

보스턴·LA 비평가협회 등서 잇따라 여우조연상
외신들 “기생충 이을, 오스카가 주목할 작품” 평가
“개별 한인 이민 가족 정착기지만 보편적 공감대”
영화 <미나리> 스틸컷. 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 스틸컷. 판씨네마 제공

<기생충> 다음은 <미나리>?

영화 <미나리>가 <기생충>의 뒤를 이어 내년 아카데미 화제작이 될 수 있을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미국 내 여러 영화 시상식에서 잇따른 수상 소식을 전하며 오스카 레이스에 청신호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한국 이름 정이삭) 감독은 지난 21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각본상을 받았다. 재미동포인 그는 자전적 이야기를 담아 각본을 직접 썼다. 앞서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은 선셋필름서클어워즈, 보스턴·로스앤젤레스(LA)비평가협회에서 잇따라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내년 아카데미의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넷플릭스 영화 <맹크>의 어맨다 사이프리드를 제치고 따낸 성과라 오스카 트로피에 한층 더 다가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영화 &lt;미나리&gt;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에 출연한 배우 윤여정. 판씨네마 제공

<미나리>는 올해 초 미국의 대표적 독립영화 축제인 선댄스영화제에서 미국 드라마 부문 최고상인 심사위원대상과 관객상을 받으면서 화제작으로 떠올랐다. 이후 미들버그영화제 관객상과 배우조합상, 하트랜드영화제 관객상과 지미 스튜어트 공로상, 덴버영화제 관객상과 최우수연기상(스티븐 연) 등 수상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이런 흐름은 지난 2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 4개 부문을 수상한 <기생충>의 행보를 떠올리게 한다. <기생충>은 지난해 프랑스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으며 세계의 주목을 받은 이후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스위스 로카르노 국제영화제를 비롯해 전미비평가위원회상, 뉴욕·로스앤젤레스·런던비평가협회상, 배우조합상, 작가조합상 등을 잇달아 받으며 결국 오스카 레이스 결승선으로 향했다.

영화 &lt;미나리&gt; 스틸컷. 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 스틸컷. 판씨네마 제공

로스앤젤레스·뉴욕·시카고비평가협회와 전미비평가위원회는 아카데미상 후보와 수상자 선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카데미상을 주관하는 미국 영화예술과학아카데미(AMPAS) 회원 가운데 비평가들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미나리>는 뉴욕·시카고비평가협회상은 놓쳤지만, 로스앤젤레스비평가협회상에선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아직까진 <기생충>의 성과에는 못 미치지만, 내년 1월 전미비평가위원회상과 배우조합상, 작가조합상 등 남은 상을 노리고 있다.

<기생충>과 달리 <미나리>는 미국 영화다. 아카데미 수상작 <문라이트> <노예 12년> 등을 만든 브래드 핏의 제작사 ‘플랜비(B)’가 제작했고, <문라이트> <룸> <레이디 버드>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 여러 차례 오스카 레이스를 성공적으로 이끈 ‘에이(A)24’가 북미 배급을 맡았다.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 시골로 이주한 한인 가족 얘기를 담은 영화로, 재미동포 배우 스티븐 연과 한예리가 부부로, 윤여정이 손주를 돌보러 한국에서 건너온 할머니로 출연한다.

영화 &lt;미나리&gt;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 감독. 판씨네마 제공
영화 <미나리>를 연출한 리 아이작 정 감독. 판씨네마 제공

<미나리>는 특수하고 개별적인 한인 이민 가족의 정착기인데도 미국 관객들의 보편적인 공감대를 끌어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 감독은 지난 10월 부산국제영화제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미국 관객들이 아칸소 시골의 우리 가족 이야기에 자신과 가족의 삶을 투영해서 좋아해 주는 것 같다. <기생충>도 미국 관객에게 큰 사랑을 받았듯이 이제는 한국적인 콘텐츠가 일반 미국 관객에게 다가가 공감을 사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은 최근 정 감독과의 화상 대담에서 “<미나리>는 자전적인 이야기이면서도 노스탤지어에 젖어 있지 않다는 점이 좋았다. 여러 인물에게 시점이 분산돼 있고, 해설이나 내레이션이 나오지 않는 데서 생기는 거리감이 영화를 더 아름답고 보편적으로 만든 것 같다”고 평했다.

<미나리>는 내년 4월25일 열리는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의 주요 후보에 오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미국 영화 매체 <버라이어티>는 ‘2021 오스카 예상’에서 <미나리>를 작품상·감독상·각본상·주연상 등 주요 부문 유력 후보로 거론했다. <데드라인>은 <미나리>를 두고 “<기생충>을 이을, 오스카에서 주목할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아카데미 후보는 내년 3월15일 발표한다. 만약 윤여정이나 한예리가 여우주·조연상 후보에 오르면 한국 배우로는 첫 사례다. 정지욱 평론가는 “아카데미 수상까진 쉽지 않더라도 후보에 오를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특히 윤여정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후보에만 올라도 충분히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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