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하이바이, 마마>에서 극 중 김태희 딸 역할을 남자 아이가 연기한다. 김태희의 어린 시절과 너무도 닮은 모습이 화제를 모은다. 티브이엔 제공
지난달 22일 시작한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tvN)의 관심은 5년 만에 복귀하는 김태희에 쏠렸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김태희는 극 중 죽어서도 아이 곁에 머물다 49일간 환생하는 엄마 ‘차유리’를 연기한다. ‘만인의 연인’이었던 김태희가 엄마로 나온다는 사실이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요즘 김태희만큼 관심을 끄는 인물이 등장했다. 김태희의 딸 ‘조서우’로 나오는 아역 배우 서우진이다. 김태희의 어린 시절과 너무도 닮은 모습이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았다. 누리꾼들은 오래전 <엠비시(MBC) 스페셜>에 공개됐던 김태희의 어린 시절 사진과 아역의 모습을 비교하며 감탄했다.
그런데 사실 서우진은 딸이지만 딸이 아니다. 성별이 여자가 아니라 남자다. 서우진‘양’이 아니라 서우진‘군’이다. 남자아이가 딸 연기를 하는 것이다. 요즘 공연계에서 유행하는 ‘젠더 프리’(성별을 허무는 시도) 같은 시도가 아니다. 리얼리티를 살리려는 선택이었다. 제작진이 김태희의 딸을 연기할 배우를 찾으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긴 건 싱크로율이었다. <하이바이, 마마> 제작진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똘망똘망한 눈이 김태희와 똑 닮아 싱크로율이 높았고, 연기도 안정적으로 잘해서 캐스팅했다”고 밝혔다.
남자아이가 여자 역할을 맡은 경우 나올 여러 가지 우려를 제작진도 모르지 않았다. 그래서 아이는 물론 아이 엄마와 오랫동안 깊은 대화를 나눈 뒤 결정했다고 한다. 아이에게도 촬영 때마다 상황을 잘 설명해주고 이해시켜준다. 극 중 서우진군이 연기하는 ‘조서우’는 여러 가지 이유로 말을 별로 하지 않는다. 주로 빙긋이 웃어서 큰 어려움도 없다. 보통은 이럴 경우 설정을 딸에서 아들로 바꾸기도 하는데, <하이바이, 마마>는 대를 잇는 모녀의 애틋한 관계가 이야기의 주요한 부분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설정을 바꿀 수가 없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드라마를 집필한 권혜주 작가의 이전 작품인 <고백부부>(한국방송2·2017년)에서도 장나라와 손호준의 아들 역할을 여자아이인 박아린이 연기했다는 점이다. 성인 배우와 싱크로율 높은 아역 배우의 등장이 드라마의 밀도를 높이고 보는 재미를 주고 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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