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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활자가 된 양준일의 나날들…그의 생각에 위로받다

등록 2020-02-11 15:47수정 2020-02-11 16:09

‘양준일 메이비-너와 나와 암호말’
14일 출시…예약 판매부터 화제
그의 삶과 가치관 오롯이 담겨
“‘아마도’라는 단어에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보게 하는 힘이 있다고 믿는다”
인터파크 제공
인터파크 제공

“아무도 모르는 히스토리로 끝날 줄만 알았던 제 이야기가 이렇게 책이 되어 세상과 나눌 수 있는 메모리로 변해 갑니다.”

시작부터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들이 내내 펼쳐진다. ‘내면 부자’ 양준일의 이야기가 책으로 만들어져 오는 14일 공개된다.

먼저 엿본 책 <양준일 메이비 - 너와 나의 암호말>은 양준일이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생각을 하며 지내왔는지 그의 내외면을 동시에 헤아릴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969년 그가 베트남 사이공에서 태어난 사연부터 2020년 첫 책을 내기까지의 연대기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있다. 1979년 가족과 미국으로 떠났고, 1983년 학교 댄스팀에서 1등을 한 일, 1990년 1집 음반을 내고, 1993년 활동을 중단하고, 2002년 일산에서 영어를 가르치던 시절까지 그의 삶에서 벌어진 크고 사건들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그를 볼 수 없었고, 잊고 지내야 했던 팬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기록으로 보인다. 

책은 양준일이 여러 인터뷰에서 보여준 진심 가득한 이야기들을 음성지원 하는 듯하다. 그가 외로움, 의미, 사랑 등 단어들을 키워드로 관련한 자기 생각들을 들려주는데 듣고 있으면 의미를 곱씹게 한다. 예를 들어 ‘외로움’에서는 “오랜만에 돌아온 서울, 모두들 더 외로워 보였다…온라인과 에스엔에스로 그 어느 때보다 서로 긴밀하게 연결된 우리. 그런데 왜 더 외로울까?”라고 묻는다. 그리고는 그답게 그 외로움을 덜어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의미’에서의 말은 더 의미 있다. “다들 고난을 피할 수 있기를, 자유로울 수 있기를, 진실한 사랑을 하기를, 행복하기를 원하지만 그 의미를 모른다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우리가 익숙하다고 생각한 단어들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기를 권한다.

사람들에게 따뜻함을 줄 수 있기를 바라는 그의 마음이 문장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그의 영화 같은 우여곡절 많았던 인생이 바탕에 깔려서인지, 여느 에세이보다 더 따스하게 다가온다.

양준일은 유튜브에서 과거 영상이 화제를 모으며 2019년 팬들에 의해 다시 소환된 경우다. 팬들은 그의 재능이 시대를 너무 앞서갔다며, 실력 있는 그가 당시 인정받지 못했던 것을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그는 책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가 앞서갔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다만 무언가 맞지 않는다는 건 느꼈다…하지만 내가 하고 싶을 걸 바꿀 수는 없었다. 그때도 그리고 지금도.” 자신을 추켜세우는 시선에 취해 과소평가된 것에 분노하지 않는다. 나는 나대로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그걸로 됐다고 말하는 삶의 태도가 남다르게 다가온다.

양준일의 이 책은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폭발적으로 팔려나갔다. 이 책의 출판사인 모비딕북스 쪽은 “온라인 서점 4곳의 예약 판매 주문 수량 기준으로 10일 현재 3만520부가 팔렸다”고 밝혔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주된 구매자층은 30~40대 여성이다. 그를 응원하는 팬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팬이 아니더라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하고,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에 사로잡혀 있다면 읽어보기를 권한다. “힘든 나날들을 보내며 현실에 무릎을 꿇기도 했지만 아마도 이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으로 내 삶을 받아들였다”는 그의 말은 굳어진 심장을 뛰게 하는 힘이 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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