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리스 넬손스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사진 마르코 보르그레베, 빈체로 제공
139년 만의 첫 내한으로 기대를 모았던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영향으로 취소됐다. 내한 공연을 추진한 한국 기획사 빈체로 쪽은 31일 오전 보도자료를 내어 “2월 6~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예정됐던 공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중국 오리엔탈 아트센터 관계자가 보스턴 심포니에게 공연 취소를 통보했고, 이에 따라 서울, 타이베이, 홍콩 공연 주최자들이 모여 논의 끝에 결정했다고 한다.
이번 보스턴 심포니의 아시아 투어는 서울에서 시작해 타이베이, 홍콩을 거쳐 중국 상해에서 총 여덟 번의 공연이 예정된 대형 프로젝트다. 특히 보스턴 심포니와 세계적인 지휘자 안드리스 넬손스의 첫 내한으로 클래식 팬들 사이에서 관심이 높았다. 안드리스 넬손스도 지난해 한국 언론들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한국의 클래식 공연 현장 분위기가 매우 활기 차다고 들었다. 드디어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보스턴 심포니는 버르토크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등을 연주하며, 피아니스트 예핌 브론프만이 협연할 예정이었다.
보스턴 심포니는 유독 한국과 인연이 없었다. 1881년 창단 이후 1960년 아시아 투어의 하나로 추진됐던 첫 내한 공연도 4.19 혁명으로 인해 공연 일주일 전 취소된 바 있다. 마크 볼프 보스턴 심포니 대표는 공식 입장을 내어 “서울에서는 첫 내한 공연이었고, 타이베이와 홍콩에서는 오랜 공백 뒤 예정된 공연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대한 우려가 증가해 오케스트라의 투어 진행 가능성을 진지하게 검토할 수밖에 없었다”며 “멀지 않은 미래에 다시 공연을 올릴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예매 티켓은 전액 환불된다. 빈체로 쪽은 “예매자가 직접 취소할 경우 취소 수수료가 발생할 수 있으니 기획사 전화안내(빈체로: 02-599-5743)를 기다려달라”고 당부했다.
이와 함께 2월20일까지 예정됐던 뮤지컬 <위윌락유>도 공연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제작사 엠에스콘텐츠그룹은 31일 보도자료를 내어 “신종 코로나 확진 사례가 최근 늘면서 공연을 더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며 “추후 재정비해 공연을 재개할 것이다”고 밝혔다. <위윌락유>는 퀸의 노래 24곡으로 구성된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 문화광장에 위치한 상설 공연장인 로열씨어터에서 지난해 12월 막을 올렸다. 김종서, 홍록기, 서문탁, 정동하 등이 출연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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