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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입 속에 온갖 소리 담았던 ‘원맨쇼 1인자’ 잠들다

등록 2020-01-21 18:33수정 2020-01-22 10:22

‘코미디언 넘버원’ 남보원 별세…향년 84
1963년 데뷔 성대모사 등으로 큰 웃음
후배들 “선생님 보며 코미디언 꿈 꿔”
코미디언 남보원. 연합뉴스
코미디언 남보원. 연합뉴스
“부웅~” 뱃고동 소리에 “다다다다” 기관총 소리까지. 그의 입은 세상 모든 소리가 담겨 있는 마술 상자였다. 호기심 가득한 세상을 선사하던 ‘원맨쇼의 1인자’ 코미디언 남보원(본명 김덕용)이 21일 오후 3시40분께 세상을 떠났다. 향년 84. 대한민국방송코미디언협회는 이날 고인이 연초부터 건강이 좋지 않아 치료와 퇴원을 반복했고, 결국 폐렴을 이기지 못했다고 전했다.

고인은 1년 전까지도 활발하게 무대에 올랐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더 크다. 공연 요청이 들어오면 아프다는 말을 하지 않고 무조건 달려갔다는 고인은 2010년 당시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90분씩 1인 무대를 펼치기도 했다. 지친 분들에게 웃음 배달부 역할을 하는 게 보람있었기 때문이라는 생전 이야기처럼 고인은 성대모사에 능한 재주로 대중을 즐겁게 해줬다.

북한 평안남도 순천 출생인 고인은 1963년 영화인협회가 주최한 <스타탄생 코미디>에서 1위를 하며 데뷔했다. 지금은 입으로 소리를 내는 비트박스 실력자가 많지만 당시만 해도 그의 전매특허였다. 한국전쟁을 겪으며 직접 들었을 폭격기 폭격음, 일본 히로히토 천왕의 항복선언 연설 모사 등 그의 소리에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몇 년 뒤 등장한 백남봉과 콤비를 이뤄 <투맨쇼>로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그는 생전에 1985년 백남봉 선생과 평양에서 함께 한 <투맨쇼> 공연을 가장 보람 있었던 공연으로 꼽기도 했다. 백남봉 선생은 지난 2010년 7월 폐암으로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런 재주로 예총예술문화상 연예부문(1996), 대한민국연예예술상 대상 화관문화훈장(2007), 대한민국 신창조인 대상 행복한사회만들기 부문(2015), 제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2016)을 받았다.

생전 파트너로 활동했던 남보원(왼쪽)과 백남봉(오른쪽). 연합뉴스
생전 파트너로 활동했던 남보원(왼쪽)과 백남봉(오른쪽). 연합뉴스
2018년 6월 <인생다큐 마이웨이>(티브이조선)에 출연해 아내와 43살에 얻은 딸을 소개하며 일상을 공개했던 고인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후배들도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논버벌 퍼포먼스 그룹 옹알스에서 비트박스를 담당하는 최기섭은 “어렸을 때 선생님이 하시는 뱃고동 소리나 피리부는 소리 등을 영상으로 보고 따라하며 코미디언의 꿈을 꿨다”며 “선생님께 존경한다. 감사하다는 소리를 하지 못한 것이 마음이 아프다”고 명복을 빌었다.

고인은 백남봉 선생이 세상을 떠난 당시 빈소에 머물며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한다. “나보다 어린 놈이 먼저 가다니 말이 안된다. 하늘에서 다시 만나 <투맨쇼>를 하자.” 어쩌면 지금 다시 만난 두 사람은 하늘에서 새로운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을지 모른다.

장례는 코미디협회장으로 치른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 발인 23일 오전 12시 예정이다. (02)3410-3141.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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