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주의 별헤는 밤 콘서트>의 한장면. 한국방송 제공
티브이도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돌에 맞는 광복절을 더 특별하게 맞는다. 정통 다큐멘터리부터 예능, 시사교양 등 여느 때보다 소재도 형식도 훨씬 다채롭고 풍족해져 반갑다.
우선, 음악·예능에서 광복절 특집을 일제히 시도해 젊은층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려 한 점이 눈길을 끈다. <한국방송2>(KBS2)는 나라 잃은 슬픔, 시대의 아픔에 시로 저항한 민족시인 윤동주의 시와 삶을 콘서트로 기린다.(<윤동주 콘서트-별 헤는 밤> 15일 오후 5시55분) 스윗소로우와 윤형주, 백지영 등이 무대를 꾸미고, 젊은 세대를 대표해 배우 박혜수와 장동윤이 윤동주의 시를 낭송한다. 김영철이 윤동주 유고 시집을 보존한 정병욱 가옥이 있는 전라남도 광양 망덕포구를 찾는 등 그의 삶을 기리는 과정도 함께 선보인다.
김태호 피디가 만들어 관심을 끄는 펀딩 예능 <같이 펀딩>(문화방송 일 오후 6시30분)도 18일 첫 방송 주제를 ‘광복’으로 정했다. 배우 유준상은 3·1절에 결혼하고 상해임시정부로 신혼여행을 갈 정도로 나라 사랑이 특별한데, 그와 함께 ‘아주 특별한 국기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시사·교양·다큐멘터리는 일제 잔재를 파헤치는 시도가 많다. <우리 들꽃의 독립>(한국방송1 15일 오전 11시20분)은 우리 식물 학명에 숨은 일제 잔재를 밝히고, 우리 식물 이름의 주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내용이다. 티브이는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생을 바친 독립운동가도 조명한다. <교육방송>(EBS)은 임시정부의 대표 인물이라 할 수 있는 이동녕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임정의 큰 어른, 이동녕>(15일 오후 3시)을 내보낸다. 임시정부 초대 의장으로 선출돼 26년간 임시정부의 발자취를 함께 한 인물로, 조국의 광복을 위해 일생을 바쳤다. <케이비에스(KBS) 스페셜-헤르니모를 찾아서>(한국방송1 15일 밤 10시)는 독립유공자 임천택의 장남으로 카스트로와 동문수학 후 쿠바혁명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은퇴 후 한인사회 재건을 위해 헌신한 헤르니모 임(한국명 임은조)을 조명한다. 이외에도 <한국인의 밥상>(한국방송1 15일 오후 7시40분)은 숨은 독립운동가들의 삶을 따라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짚고 그들이 먹은 밥상을 재현한다.
현재 한일관계를 묻고 미래 방향을 모색해보는 시도도 마련됐다. <거리의 만찬>(한국방송1 16일 밤 10시)은 조정래 작가와 호사카 유지 교수를 만나 일본제품 불매운동, 소녀상 사태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조치로 촉발된 한일 경제 전쟁에 대해 일본 전문가들의 입으로 일본의 부당성을 알리는 <위기의 한일관계, 지성에 해답을 묻다>(아리랑티브이·15일 오전 7시)도 눈길을 끈다. 소설 <체르노빌의 아이들>로 유명한 히로세 다카시 작가와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이 출연한다.
유관순 열사의 잘 알려지지 않은 수감 생활을 다룬 <항거, 유관순 이야기>(15일 밤 10시5분) 등 영화로도 광복의 의미를 되새겨보자.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