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모 벤스케 서울시향 신임 음악감독이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서울시향 제공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발전을 위해 전용 콘서트홀 건립, 세계적 음반사와 음반 발매, 주요 클래식 페스티벌 참여를 전략목표로 세웠습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서울시향의 구성원들이 ‘원팀’이라는 인식을 함께 해야 합니다.”
지난 2015년 12월 정명훈 전 음악감독 사임 이후 약 4년 동안 공석이던 서울시향의 새 음악감독이 된 오스모 벤스케(66)의 포부다. 그는 24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예술동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향과 지금까지 네차례 연주를 해봤는데 새로운 시도에 열려 있는 잠재력이 풍부한 오케스트라였다”며 “음악감독을 맡아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핀란드 출신인 벤스케는 미국 오케스트라 역사상 16개월이라는 최장기 파업 사태를 겪었던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를 정상화하는 등 소통과 화합을 앞세운 리더십으로 주목받았다. 미네소타 오케스트라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단원 임금 삭감 등을 앞세운 경영진과 단원들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져 2012년 10월부터 파업이 발생했다. 2003년부터 이 악단을 이끌던 벤스케 등이 나서 ‘오케스트라 거버넌스 모델’을 만들면서 최장기 파업사태는 2014년 2월에 끝이 났다.
2015년 박현정 전 대표와 임직원들의 갈등으로 내홍을 입었던 서울시향은 상처 입은 조직을 추스릴 적임자로 그를 점찍었다. 이날 간담회에 함께 한 강은경 서울시향 대표이사는 “벤스케 음악감독은 미네소타를 포함해 모든 오케스트라에서 친화적 리더십을 발휘하며 각 단체의 개성과 특징을 갖춘 독자적 모델을 구축했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벤스케는 “음악적으로 단원들이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실내악 앙상블’을 지향할 것”이라면서 “고전음악뿐만 아니라 유능한 젊은 작곡가 작품도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벤스케 음악감독의 취임 연주는 2020년 2월 펼쳐질 예정이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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