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몇년 새 방송가는 20~30대 남자 배우 기근 현상에 시달렸다. 주연급 배우들이 줄줄이 입대했던 탓이다. 시간은 흐른다. 그들이 속속 돌아오며 드라마 시장에 모처럼 활기가 감돈다.
지난 4월 소집해제된 이민호는 모든 남자 주인공을 열풍의 주역으로 만드는 김은숙 작가와 손잡았다. 하반기 촬영에 돌입해 2020년 선보일 드라마 <더 킹: 영원의 군주>에서 대한제국 황제 이곤으로 나온다. 신이 인간 세상에 풀어놓은 악마가 평행세계의 문을 열고, 그 문을 닫으려는 이곤과 평행세계에 사는 형사 장태을이 공조하는 내용이다.
4월 전역한 지창욱은 <우리가 만난 기적>을 집필한 백미경 작가의 <날 녹여줘>(티브이엔)에서 20년 전 외모 그대로 깨어난 예능 피디 마동찬으로 출연한다. <날 녹여줘>는 냉동 인간 프로젝트에 참여했다가 20년 뒤 깨어난 남녀의 이야기로 하반기 방영된다. 지난 3월 제대한 임시완은 하반기 방영하는 스릴러 드라마 <타인은 지옥이다>(오시엔)에 출연한다.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임시완은 취업을 위해 서울에 올라온 청년 윤종우로 나온다. 지난 2월 제대한 주원은 내년 방송하는 <호텔 앨리스>(에스비에스)에 출연을 검토하고 있다. 30년 뒤 시간여행 상품이 판매된다는 설정으로 형사 박진겸이 현실에서 벌어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제대를 앞둔 이들도 일찌감치 차기작을 준비하고 있다. 23일 제대하는 강하늘은 하반기 방영하는 <동백꽃 필 무렵>(한국방송2)에 출연해 공효진과 호흡을 맞춘다. <쌈, 마이웨이>를 집필한 임상춘 작가의 새 작품으로, 강하늘은 순정남이자 동네 파출소 순경인 용식을 연기한다. 옥택연은 16일, 김수현은 7월1일 돌아온다. <한국방송> 관계자는 “강하늘은 이미 서너달 전부터 출연을 확정지었다. 요즘은 제대 전에 차기작을 정해놓고 돌아오자마자 활동을 시작한다”며 “이들이 돌아오면서 20, 30대 남자 배우들의 기근 현상도 조금은 풀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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