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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젊고 뜨거웠던 디토 12년, 이제 안녕

등록 2019-04-29 15:19수정 2019-04-29 20:17

실내악 앙상블 ‘디토’ 마지막 공연 앞둔 리차드 용재 오닐
”실내악 알리자는 목표 어느 정도 달성, 아이디어 고갈 느껴”
”음악이 끝나도 특별한 힘이 느껴지는 공연들로 기억 되길”
6월 마지막 공연 디토 12년 여정 돌아보는 ‘매직 오브 디토’
29일 서울 종로구 소머셋 팰리스 서울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이 디토 페스티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29일 서울 종로구 소머셋 팰리스 서울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이 디토 페스티벌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크레디아 제공
“모든 것엔 끝이 있듯 ‘앙상블 디토’도 아이디어가 고갈되고 수명이 다 된 것 같아요. 사람들에게 실내악을 알린다는 목적을 어느 정도 달성하고 그 여정을 마칠 수 있어 기뻐요.”

‘클래식계 아이돌’로 불린 실내악 그룹 앙상블 디토(이하 디토)가 올해를 끝으로 12년간의 활동에 마침표를 찍는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41)이 2007년 결성한 디토는 스타성도 있고, 탄탄한 연주실력을 가진 젊은 연주자들을 프로젝트 그룹처럼 규합해 실내악 연주를 선보여 왔다. 음악감독인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스테판 키 재키브·다니엘 정(바이올린), 지용·스티븐 린(피아노), 문태국·마이클 니콜라스(첼로) 등이 청중들을 함께 만나왔다.

29일 서울 종로구 소머셋 펠리스 서울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용재 오닐은 “디토와 함께한 시간을 되돌아보니 좋은 사람들로 늘 둘러싸여 있었다. 워싱턴 출신의 작은 소년이 비범한 사람들과 함께했고, 이들과 음악이 나를 이끌어주었다”며 함께 해준 멤버들을 하나씩 호명하고 감사를 표시했다.

‘젊고 신선한 클래식’을 앞세운 디토는 실내악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2천석이 넘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공연을 매진시키는 등 티켓 파워를 자랑해왔다. 12년간의 고충과 인기를 유지해온 비결을 묻는 말에 용재 오닐은 “중요한 건 진정성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리더로서 연주자들을 밀어붙여 훌륭한 음악을 만들어내는 게 힘에 부치기도 했어요. 그러나 예술이라는 게 우리보다 더 오래 살고 시간을 초월해 영원히 존재하잖아요. 인기나 티켓 파워를 떠나 위대한 음악을 항상 도전과제로 삼았던 것 같아요.”

디토의 공연은 일회성 공연이 아닌 주제를 정한 페스티벌 형태로 이뤄져 왔다. 오는 6월 12~29일 서울 예술의전당과 경기도 고양아람누리를 오가며 열리는 ‘디토 페스티벌’의 마지막 주제는 ‘매직 오브 디토’로 마법 같던 지난 순간들을 담는다. 올해로 국내 데뷔 15주년이 된 용재 오닐이 미국의 피아니스트 제러미 덴크와 함께하는 <환상곡> 리사이틀 공연(12, 14일)은 바흐의 ‘반음계적 환상곡과 푸가’, 슈만의 ‘비올라 환상 소곡집’ 등을 연주한다. 디토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디토 연대기>(19, 22일)는 용재 오닐을 중심으로 바이올리니스트 스테판 피 재키브·다니엘 정·유치엔 쳉, 첼리스트 제임스 정환 김, 클라리네티스트 김한, 피아니스트 조지 리 등이 호흡을 맞춘다. 슈만 ‘피아노 5중주’, 모차르트 ‘클라리넷 5중주’ 등 지난 디토 페스티벌을 빛냈던 하이라이트 음악을 골라 들려줄 예정이다. 2012년부터 선보인 현대음악 프로그램인 <디퍼런트 디토>(28일)도 올해 어김없이 선보인다. 호평받았던 레퍼토리 중 하나인 메시앙의 ‘시간의 종말을 위한 사중주’와 함께 2017 제네바콩쿠르에서 1위를 한 지휘자 겸 작곡가 최재혁의 ‘셀프 인 마인드 1’ 등을 초연한다.

용재 오닐은 “디토의 여정은 여기서 끝나도 높은 퀄리티와 진정성은 어떤 플랫폼에서도 전달될 것”이라면서 “물리적 연주가 끝나도 공연과 음악, 청중이 하나가 돼 특별한 힘을 느끼게 하는 공연이 있는데 디토의 공연도 누군가에게 그런 기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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