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상당히 안 좋았다. 아주 위험한 상황까지 갔는데 지금은 고비를 넘겨서 좋아졌다.”
지난해 가족들과 예능프로그램 <둥지탈출3>(티브이엔)에 출연한 배우 이일재가 ‘폐암 투병’을 고백했다. 놀라고 걱정하는 사람들을 향해 그는 “얼굴이 좀 괜찮아지면 다시 일할 것”이라며 뜨거운 열정을 표현했다. 안타깝게도 이젠 더이상 그의 연기를 볼 수 없게 됐다.
폐암을 앓던 이일재 배우가 5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9. 그의 소속사인 하얀돌이앤앰은 이날 “이일재씨가 병마와 싸우다 이날 세상을 떠났다”며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았다”고 밝혔다.
1981년 연극으로 데뷔한 그는 영화 <장군의 아들>(1990)을 시작으로 활동 반경을 넓혔고, 드라마 <야인시대>(2000) <무인시대>(2003) 등에 출연하며 선 굵은 연기로 사랑받았다. 그를 아는 이들은 맡은 역할마다 선명한 연기로 캐릭터를 부각할 줄 아는 내공 있는 연기자라고 말한다. 한 중견 배우는 5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눈빛에 에너지가 넘쳤고, 사극과 시대극에서 특히 진가를 발휘한 배우였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는 투병 중이던 지난해 5월에도 연극 <오, 마이 러브>에 출연했다.
유족으로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그는 생전에 “늦게(40대) 결혼해 아이들이 너무 어려서 내가 잘못되면 누가 책임질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가족을 위해 무조건 살아야 한다”고 말해와 주변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만들고 있다. 빈소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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