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우리 새끼>가 120분 편성을 2부로 나누던 것에서 7일 방송부터는 40분씩 3부로 내보내기로 해 논란이 인다. 에스비에스 제공
<에스비에스>(SBS)가 2부로 나눠 방영하던 <미운 우리 새끼>(미우새)를 3부로 쪼개 내보내기로 하자, 지상파 방송이 시청권 보장 등 공공성을 외면하고 재원 마련에만 급급하다는 비판이 거세다. <미우새>(120분)는 애초 60분씩 2부로 방영하던 것을 7일부터 40분씩 3부로 나눠 내보낼 예정이다.
<에스비에스> 쪽은 3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쪼개기 방영에 대해 “모바일 시청 등이 증가하면서 호흡이 짧은 패턴을 시청자가 선호하다 보니 다양한 편성 시도를 하고 있고 <미우새>도 그 일환”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시청자의 패턴 변화’라기보다는 ‘유사 중간광고’를 더 늘리기 위한 꼼수에 가깝다.
지상파 3사는 2017년 5월부터 1회분 방송을 2회로 나눠 내보내며 중간에 보통 60초 이내의 광고를 붙이는 ‘유사 중간광고’를 시행해왔다. 현행 법률상 지상파의 중간광고는 불법인데, 방송사 쪽에선 “중간광고가 아니라 피시엠(프리미엄 광고)”이라고 주장하며 법망을 교묘하게 피해왔다. <일밤>(문화방송) <일요일이 좋다>(에스비에스) 등 예능에서 시작해 점차 확산되더니 요즘은 대부분의 예능과 드라마가 이런 유사 중간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지상파가 모든 프로그램을 ‘쪼개기 방영’ 하면서 방송 환경은 어지러워졌다. 보통 16~20부작이던 드라마 편성 회차가 32~40부로 늘어났다. 1회분 시청률이 1·2회, 둘로 집계되자 더 잘 나온 수치를 앞세워 홍보하는가 하면, 흐름을 무시하고 뜬금없이 신을 잘라버려 콘텐츠 질을 떨어뜨리기도 했다. 그렇잖아도 지상파 방송이 상업성에 치중해 편법 행위를 한다는 비판이 있던 참에 <에스비에스>는 아예 대놓고 유사 중간광고를 2개 넣겠다고 나선 것이다.
비판 속에서도 <에스비에스>가 더 잘게 쪼개기를 ‘감행’한 것은 돈 때문이다. 케이블 채널과 종합편성채널 등 미디어가 다양해지면서 지상파 광고시장은 계속 위축됐다. 2016년 씨제이이앤엠(CJ ENM)의 광고 매출이 처음으로 <한국방송> <에스비에스> 등 지상파 방송사 2곳을 앞지른 뒤 지상파의 광고수익은 꾸준히 떨어졌다. <에스비에스>도 지역민방을 포함해서 2015년 5114억원이던 광고수익이 2016년 4307억원, 2017년 4250억원, 2018년 4057억원으로 줄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유사 중간광고를 시작한 뒤에도 광고수익이 증가하지 않았지만, 적자폭을 줄이기 위한 방어 차원에서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자폭은 유사 중간광고 전 807억원(2015→2016년)에서 이후 193억원(2017→2018년)으로 줄었다.
지상파에 중간광고를 허용해달라는 떼쓰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사 중간광고가 지상파에서 ‘자연스럽게’ 확산되자, 방송통신위원회도 현실적 이유를 들어 지상파 중간광고를 허용하는 쪽으로 방송법 시행령 개정에 나섰다. 시청권 침해 등 반발에 부닥쳐 무기한 연기됐지만 지상파 중간광고 허용 문제는 언제든 부활 가능한 이슈다. 지상파가 유사 중간광고를 도입할 때 방송통신위원회가 별다른 조치 없이 묵과한 것이 면죄부를 준 꼴이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 쪽은 “편성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할 수 없다”며 “유사 중간광고를 도입할 당시 편성 고지를 명확하게 하는 등 가이드라인을 만들라고 촉구했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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