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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용기있는 시도 ‘니벨룽의 반지’ 올해 공연 무산

등록 2019-02-14 15:28수정 2019-02-15 16:22

애초 2018~2020년 4부작 공연 계획
한국에서 첫 제작…‘용기’ 호평 불구
재원조달·대관·준비부족 등 겹쳐
바그너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 공연 장면. 월드아트오페라 제공
바그너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라인의 황금> 공연 장면. 월드아트오페라 제공
한국 프로덕션에서 처음 제작해 “용기 있는 시도”라고 평가받았던 바그너 4부작 오페라 <니벨룽의 반지>가 올해 예정됐던 공연을 올릴 수 없게 됐다. 지난해 11월 1부 ‘라인의 황금’에 이어 오는 5월에 2부 ‘발퀴레’, 12월에 3부 ‘지크프리트’, 2020년에 4부 ‘신들의 황혼’을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내년 이후로 모두 순연됐다. 제작사인 월드아트오페라 관계자는 “2부 공연이 인터미션(쉬는 시간) 두 번 포함 총 4시간 반 가까운 공연인데 애초 대관했던 경기도 성남아트센터가 관객들에게 거리상 부담이 될 것으로 보여 대관을 취소했다. 대관문제를 해결해 내년부터 다시 4부작을 완성해 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페라 관계자들은 올해 공연이 무산된 원인을 민간 신생오페라단의 조직력, 재원 조달 문제 등으로 꼽으며 완주 가능성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독일 유명 연출가인 아힘 프라이어(85)가 연출을 맡고 그의 부인인 한국인 성악가 에스더 리가 설립한 월드아트오페라가 제작을 맡은 <니벨룽의 반지>는 북유럽과 게르만 영웅신화를 토대로 한 작품이다. 신비스러운 소재, 대규모 관현악 편성, 4부 합쳐 16시간에 달하는 공연 시간 등 작품의 깊이나 음악적 심오함에서 오페라 역사에서 빠뜨릴 수 없는 대작이다.

대관문제로 올해 예정됐던 공연이 취소된 것에 대해 제작사는 “해외 성악가들 스케줄을 맞추기 용이한 5~6월과 12월에 대관하고 싶었으나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대관이 다 안 됐다. 불가피하게 성남아트센터를 택했는데 공연을 하기엔 무리라고 판단해 예정된 공연 취소가 큰 흠인데도 결단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예술의전당 대관 심사를 맡은 한 오페라 관계자는 “바그너 작품은 어려운 공연인 만큼 공연 6개월 전에는 모든 세팅이 끝나 연습이 이뤄져야 하는데 캐스팅부터 오케스트라 연습까지 1부 준비과정이 전반적으로 부실했다. 한국과 독일 수교 135주년을 기념한 작품이어서 예술의전당에서 1부 대관은 가능했지만 본 공연이 올라가기 전에 이뤄진 2부 공연 예술의전당 대관 심사는 반대 의견이 많아 탈락했다”고 말했다.

보통 오페라 제작비는 10억원 가량이지만 작품의 웅장함 때문에 회당 30억씩 총 120억의 제작비가 투입될 예정인 <니벨룽의 반자>는 재원 조달도 어려움에 처한 것으로 보인다. 제작사 관계자는 “실제 1부 제작비는 적자를 감안해 23억원으로 낮췄고, 공연 수입은 18억원을 냈다”면서 “수치상으론 적자이나 오페라 장르가 수익이 내기 어려운 점을 생각하면 나름 성과를 냈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또 다른 오페라 관계자는 “오페라의 적자 문제는 제작비 대비 한정된 관객으로 늘 지적받는 문제라 월드아트오페라단만의 문제라고 볼 수 없지만 가장 큰 협찬사인 베엠베(BMW)가 화재사고로 인한 리콜 문제로 제 코가 석 자인 상태여서 투자가 잘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제작사 관계자는 “대관 문제가 해결되면 베엠베와 다시 협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엔 출연료 지급 문제도 불거졌다. 한국인 성악가들에게 출연료 분할 지급을 제시했다가 출연료 미지급을 걱정한 성악가들이 제작사 사무실서 농성까지 벌이기도 했다. 제작사 관계자는 “정산이 채 끝나기 전에 오해가 생겨 논란이 있었지만 당시 출연료를 모두 지급해 해결됐다”면서 “고령의 거장인 아힘 프라이어가 아내의 나라인 한국에서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으로, 그동안 시도되지 못했던 작품을 무대에 올려 오페라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한국의 콘텐츠로 잘 만들어 완주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용숙 오페라 평론가는 “4부가 완성될지 지켜봐야겠지만 바그너의 대작은 민간 오페라 단체가 재원을 직접 마련해 하기엔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탄탄한 준비가 있어야 바그너 작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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