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계에 부는 여풍이 교향악단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립교향악단,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에 이어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도 여성 대표가 선임됐다. 1985년 창단된 코리안심포니에 여성 대표가 임명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1일 코리안심포니 대표이사에 박선희(44)씨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박선희 신임 대표이사는 2002년부터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음악사업팀에 재직하며 재단의 중점사업인 국내 음악 영재 발굴 및 클래식 음악 국제 교류를 맡아 한국 클래식 음악 시장을 발전시키고 관객을 늘리는 데 일조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특히 베를린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과 같은 세계 정상급 교향악단과 한국의 젊은 음악가의 협연 무대를 기획하는 등 국내 신진 예술가 육성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왔다.
박정옥 KBS교향악단 대표. KBS교향악단 제공
박 대표가 선임되면서 서울의 주요악단 대표를 모두 여성이 맡게 됐다. 지난해 3월 서울시향에 취임한 강은경(48) 대표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예술전문사와 예술경영을 전공했다. 법률적 지식을 갖춘 예술전문가로, 박현정 전 대표로 내홍을 겪은 서울시향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9월에 케이비에스교향악단에 취임한 박정옥(61) 대표는 2012년 재단법인 설립 이후 첫 번째 여성수장이다. 한국방송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출신으로 <문화탐험> <케이비에스 스페셜> <티브이 미술관> 등 다수의 문화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음악 전공자는 아니지만 문화예술 조예가 깊고 따뜻한 리더십을 가졌다는 평이다.
류태형 클래식평론가는 “세 교향악단이 모두 여성수장이 된 것은 성별을 떠나 실무 경험을 갖춘 실력자를 뽑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세 교향악단의 새로운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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