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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공룡의 제왕 ‘점박이’의 귀환

등록 2018-12-20 04:59

‘점박이2:새로운 낙원’ 25일 개봉

EBS가 만든 다큐 애니 1편 후속
대사·연기 중심 극영화로 변신
제작진 700명 5년간 매달려
공룡 입 주변 근육 연구만 6개월
박희순·라미란·김성균 더빙 참여
방송사의 콘텐츠 확대·재생산 의미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이 관객 220만명을 동원하며 화제를 모으던 2011년 무렵이었다. ‘어른’들에게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당시 또 한편의 애니메이션 영화가 흥행몰이 했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이다. 관객 105만명을 동원했고, 100억원 가까운 수익을 올렸다. ‘뽀로로’를 제치고 역대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순위 2위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은 8천만년 전 백악기의 ‘마지막 제왕’ 타르보사우루스 점박이의 모험을 그린 ‘공룡 영화’다. 카이스트 공학연구팀이 참여해 알을 깨고 나오는 타르보사우루스 새끼 모습을 사실에 가깝게 구현하는 등 공들인 컴퓨터그래픽이 좋은 평을 받았다. 부경고사우루스, 벨로시랩터 등 17종에 이르는 공룡 80여마리 등 볼거리도 가득했다.

화려한 비주얼 말고도 이 작품의 의미는 또 있다. 방송사의 콘텐츠 활용이다. 이 작품은 <교육방송>이 2008년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방영했다. 3부작이었는데 시청률 2.9%(2회)를 기록하며 인기를 모았다. 이에 힘입어 <교육방송> 피디와 방송사가 주축이 돼 외주 제작사와 손잡고 직접 영화를 제작한 것이다. 잘 만든 콘텐츠를 티브이에 한정시키지 않고, 확대 재생산해 성공한 사례다. ‘번개맨’ 등 인기 티브이 캐릭터를 영화로 만든 경우는 있지만, 대부분 소재를 가져다가 외주제작사에서 만든다. 한성호 감독은 18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방송사 자체적으로 킬러 콘텐츠를 만들어 성장시키려는 시도였다”고 말했다. 저작권은 방송사와 제작사가 나눠 갖는다.

그 시도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았다. 시즌1이 나온 지 5년 만인 오는 12월25일, 두번째 이야기가 시작된다. <점박이 한반도의 공룡2: 새로운 낙원>이다.

점박이가 사냥꾼과 숙적의 위협으로부터 가족을 지켜내는 이야기였던 시즌1에 이어 시즌2는 점박이가 협력자 송곳니, 싸이와 함께 위험에 빠진 아들 막내를 구하고, 돌연변이 공룡에 맞선다. 티브이와 시즌1이 다큐멘터리에 가까웠다면 시즌2는 영화다. 세편을 모두 연출한 한상호 감독은 “점박이가 한국을 대표하는 콘텐츠가 되려면 극영화적인 변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대사와 연기 중심인 극영화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전편은 점박이 이야기를 1인칭 시점으로 들려줬는데, 속편은 각자 캐릭터가 있어 대사를 통해 복잡한 감정 변화를 더 자세히 묘사한다.

시즌1은 사실성을 높이려고 원시 자연이 잘 보존된 뉴질랜드에서 5개월간 배경을 촬영해 실사에 애니메이션을 입히는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눈길을 끌었다. 시즌2도 만듦새에 신경 썼다. <교육방송> 쪽은 “시즌1은 제작진 500명이 3년간 만들었다. 시즌2는 제작진 700명 중 절반이 넘는 인원이 컴퓨터 그래픽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시즌2는 5년이 걸렸다. 특히 공룡 입 구조가 사람과 달라 말을 할 때 그에 맞는 얼굴 근육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입 주변 근육 연구에만 6개월이 걸렸다.

시즌1보다 대중성에 신경 썼다. 배우 박희순(점박이), 라미란(송곳니), 김성균(싸이) 등 유명 연예인들이 목소리 더빙을 맡았다. “으아~” 포효하는 공룡 소리도 배우들이 직접 했다.

티브이에서 첫선을 보인 뒤 30개국에 수출됐고, 관련 출판물이 100만부 팔렸다. ‘점박이 시리즈’처럼 방송사가 좋은 콘텐츠를 확대 재생산하는 시도는 계속된다. 한상호 감독은 “공들인 작품이 한차례 소비되고 끝나는 것들이 아쉬웠다. ‘점박이 시리즈’를 부가적인 문화를 가질 수 있는 작품으로 남기고 싶다”며 “방송사 내부에서도 좋은 콘텐츠를 확대 생산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고 전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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