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 <마지막 황제> 등을 만든 ‘영화계 거장’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이 별세했다. 향년 77.
26일(현지시각)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베르톨루치 감독이 로마에서 암 투병을 하다 끝내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극심한 허리 디스크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았던 그는 2003년부터 휠체어 생활을 해왔다.
1941년 이탈리아 북부 파르마에서 유명한 시인 이틸리오 베르톨루치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부친의 영향으로 유년 시절부터 윤택한 문화적 토양에서 성장했다. 아버지의 친구였던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감독의 조감독으로 영화계에 본격 입문한 그는 22살이던 1962년에 <냉혹한 학살자>로 데뷔했다. 이후 <1900년> <몽상가들> <혁명전야> 등을 연출했으며 1972년 작품인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로 국제적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말론 브랜도가 출연했던 이 작품은 수위 높은 성적 표현으로 이탈리아에서 20년 가까이 상영이 금지됐으며, 훗날 여배우인 마리아 슈나이더가 촬영 당시 동의 없이 성폭행 장면을 촬영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베르톨루치 감독은 1987년 작품인 <마지막 황제>로 감독상을 포함해 아카데미 9개 부문을 휩쓸었다. 지난 2007년에는 그간의 공적을 인정받아 베니스영화제 특별상인 명예 황금사자상을 받은 바 있다.
<몽상가들> 이후 10년만인 2012년에 14살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미 앤 유>를 선보여 호평을 받는 등 암 투병 중에도 영화에 대한 열의를 꺾지 못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