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방송사 프로그램 출연 취소에도
공연 티켓 매진·오리콘차트 1위
“글로벌 콘텐츠시대 소비자들은
국가주의적 주장에 안 휘둘려”
“더이상 방송사에 목매달지 않아
유튜브 등 콘텐츠 플랫폼 다양”
공연 티켓 매진·오리콘차트 1위
“글로벌 콘텐츠시대 소비자들은
국가주의적 주장에 안 휘둘려”
“더이상 방송사에 목매달지 않아
유튜브 등 콘텐츠 플랫폼 다양”
일본 방송사가 방탄소년단(BTS) 멤버의 티셔츠에 그려진 원자폭탄 투하 장면을 문제삼아 프로그램 출연을 취소하는 등 일본 우익들의 공격이 벌어지고 있지만 정작 방탄소년단의 인기는 꿈쩍 않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9번째 싱글인 ‘페이크 러브/에어플레인 파트.2’(FAKE LOVE/Airplane pt.2)는 지난 7일 발매 뒤 오리콘 차트 데일리 싱글 차트 1위에 올라 11일 닷새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일본 음악정보 서비스 회사인 오리콘이 앨범 판매량 추정치 등을 근거로 집계하는 각종 순위는 일본 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자료 중 하나다. 데일리 싱글 차트는 하루 기준 판매 추정량을 가지고 집계한다. 티셔츠와 관련한 일본 보도가 지난달 26일 <도쿄스포츠>에서 시작된 점을 고려하면, 이번 논란은 방탄소년단 음반 판매에 별 영향을 끼치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13~14일 일본 도쿄·오사카·나고야·후쿠오카에서 열리는 ‘러브 유어셀프’ 돔 투어의 열기도 여전하다. 모든 좌석이 매진됐으며 10만원대 표가 몇백만원짜리 암표로 팔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급기야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일본 공식 팬클럽 누리집에 암표를 구입하지 말아달라는 취지의 공지문도 올렸다.
이처럼 방탄소년단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는 일단, 이번 논란이 일본 우익의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는 공감대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의 티셔츠는 이미 1년 전 동영상에 나온 것인데 굳이 지금 문제삼는 것은 최근 강제징용 피해자와 관련한 한국 대법원의 손해배상 판결 이후 방탄소년단을 이용해 혐한 정서를 확산시키려는 의도가 다분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일 과거사 문제가 불거질 때 두 나라 간 대중문화 교류가 냉랭해졌던 과거와 견줘보면, 방탄소년단의 여전한 인기는 미디어 플랫폼의 변화, 세대간의 차이 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지금은 대중문화 시장에서 국적의 구분이 크게 의미 없는 글로벌 콘텐츠 시대다. 과거 국가주의적 사고방식을 자꾸 자극하면서 자신들의 존재 의미를 찾는 일본 극우파들의 행동에 일반 대중들은 별로 휘둘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방송에 목매던 시절이라면 큰 영향을 받겠지만 지금은 유튜브 시대 아니냐”며 “방송사가 아무리 방탄소년단 출연을 막아도 팬들은 알아서 유튜브를 통해 콘텐츠를 공유하고 알아서 공연장에 간다”고 말했다. 차우진 음악평론가도 “일본의 대중문화 소비자 세대가 달라졌다”며 “자존감이 높고 취향에 기반한 네트워킹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나이·성별·언어·문화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이지 정치적 논란에 바로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짚었다. 이들은 앞으로 다른 아이돌에 대해서도 이런 흐름이 별로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차우진 평론가는 “만약 일본 방송사들이 케이팝 아이돌 전반에 대한 보이콧으로 확산시킨다고 해도 상징적 조처일 뿐”이라며 “다매체 시대의 팬들은 별로 상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도쿄/조기원 특파원 myviollet@hani.co.kr
트위터 갈무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