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박찬호가 ‘명절의 남자’로 소환된 까닭은…

등록 2018-09-20 10:30수정 2018-09-20 10:41

진지한 ‘투머치 토크’의 반전매력
성룡·김병만 이어 추석 TV 장악
‘독수공방’의 한 장면. MBC 제공
‘독수공방’의 한 장면. MBC 제공
수십년 동안 명절의 남자는 청룽(성룡)이었다. 명절만 되면 청룽이 나오는 영화가 줄을 이었다. 에이, 언제적 청룽이냐고? 아니다. 지난해 추석만 해도 청룽이 나오는 영화가 지상파와 케이블채널 통틀어 8편이나 방영했다. 배우들 중에서 가장 많다. 청룽은 죽지 않았다.

최근 그 타이틀을 김병만이 나눠 가졌다. 2014년 <주먹 쥐고 소림사>를 시작으로 <주먹 쥐고 주방장>, 2015년 <주먹 쥐고 뱃고동> 등 명절만 되면 그가 모험하는 특집 프로그램이 어김없이 등장했다. <주먹 쥐고 소림사> 9.7%, <주먹 쥐고 주방장> 6.7%. 그가 무술을 하든 요리를 하든 그해 명절 특집 프로그램 중 시청률 1위였다. 명절에 그는 더 펄펄 날았다. 연예인이 자신을 주인공으로 삼은 예능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건 능력과 가치를 인정받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올해는 누가 그 영예를 또 나눌까. 의외의 인물이다. 전 야구선수 박찬호다. 지상파 3사 중에서 두곳이나 그가 중심이 된 예능 프로그램을 특집으로 마련했다. <문화방송>(MBC)이 25일 밤 8시35분에 방영하는 <독수공방>과 <에스비에스>(SBS)가 25일 오후 6시, 26일 오후 6시30분 내보내는 2부작 <빅픽처 패밀리>다.

<독수공방>은 ‘1회 용품’과 ‘새 것’을 숭배하는 요즘 사회에서 낡고 고장 나 버려지거나 잊혀지는 물건들을 출연자들이 공방에서 직접 수리하며 추억을 복원하는 콘셉트다. 출연자들이 특별한 수다를 나누지 않더라도 그저 작업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이채롭다. 제작진은 ‘멍상 예능’이라고 말한다. 멍하니 보다 보면 마음이 편해지는 방송이란 뜻이다. 박찬호 외에도 격투기 선수 김동현, 가수 악동뮤지션 이수현과 박재정, 방송인 김충재가 나온다.

‘빅 픽처’의 한 장면. SBS 제공.
‘빅 픽처’의 한 장면. SBS 제공.
<빅픽처 패밀리>는 남자 4명이 경상남도 통영에서 1주일간 지내며 주민들의 사진을 찍는 모습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빅픽처 사진관’을 열고 사진관을 찾는 손님의 사연을 듣고 그들이 원하는 대로 사진을 찍어주며 응원한다. 박찬호와 함께 배우 차인표, 류수영, 우효광이 출연한다.

왜 갑자기 앞다투어 박찬호를 소환할까. 제작진은 의외로 재주가 많고, ‘잡학다식’하며 반전 매력이 있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최근 시청자들이 말이 많은 그를 두고 ‘투머치 토커’라는 별명을 붙이는 등 그를 친근하게 느끼고 있는 것도 예능이 손짓하게 만들었다. 진지한 표정으로 “나는 절대 말이 많은 게 아니다”며 한참을 진지하게 얘기하는 모습이 웃음을 유발한다.

역시 두 프로그램 모두 박찬호의 이런 이미지와 상반된 콘셉트로 재미를 뽑아내고 있다. 말 많은 그가 묵묵히 작업하며, 입보다는 손으로 일해야 하는 상황을 참을 수 있을까? 아마 참지 못하고 말이 많아서 또 웃음보가 터질지도 모르겠다. <독수공방>에서 만드는 물건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자, “엘에이에 있을 때”부터 한참을 거슬러 올라가 역사를 꿴다.

곰곰 들여다보면, 명절의 남자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몸으로 뭔가를 하는 것이다. 몸으로 야구를 평정했던 박찬호는 예능도 평정할 수 있을까. <독수공방> 제작진은 “‘코리안 특급 투수’답게 손끝의 감각이 좋다. 어릴 적 전파사를 했던 아버지의 기술을 물려받아선지 물건 수리와 복원도 잘하더라”고 전했다.

자, 다음 명절의 남자는 누구?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