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피아노 25대와 타악기로만 이뤄진 이색적인 ‘피아노 오케스트라’ 공연이 열린다.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음악원은 오는 30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개원 25주년 기념으로 ‘피아노 오케스트라 콘서트’를 선보인다. 오케스트라의 요소인 현악·관악기가 없이 피아노 25개가 무대에 부채꼴 형태로 올려질 예정이다. 그랜드 피아노는 예술의전당이 보유 중인 3대에 음악원 보유 피아노 22대를 더한다. 타악기는 팀파니와 퍼커션 연주자가 참여한다. 예술의전당 무대에 업라이트(가정이나 학교에서 쓰는 보급형) 피아노 25대가 올라간 적(2008년 청소년음악회서 차이콥스키 ‘호두까기 인형’ 연주)은 있어도 그랜드 피아노가 25대나 설치되는 건 처음이다.
한예종 피아노과 교수와 학생들로 이뤄진 오케스트라가 연주할 곡은 스트라빈스키의 ‘봄의 제전’이다. 복잡하고 강렬한 리듬, 변칙적인 박자로 인간의 원초적인 본능을 표현한 독창적인 곡이다. 김대진 음악원장은 “피아노 오케스트라는 처음 시도해보는 것”이라면서 “피아노는 현악기나 관악기처럼 음을 길게 이어가기 어렵기 때문에 오케스트라에 맞춰 리듬이 강조되는 곡을 찾다 현대적인 음악인 ‘봄의 제전’을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피아노를 여섯 파트로 나눠 1~3파트는 오케스트라의 고음역을, 4~6파트는 저음역을 맡아 연주하며 타악기들이 오케스트라 연주의 느낌을 살려줄 것”이라고 말했다. 피아노 오케스트라 연주를 위해 음악원 출신 편곡자 김상훈이 소속된 작·편곡회사 ‘바싸르’가 오케스트라 버전 원곡을 새롭게 손봤다. 지휘는 무대 맨 앞에서 피아노를 치는 김 원장이 맡는다. 김 원장은 “곡의 시작 부분 등 필요한 부분에서만 지휘를 하게 된다”고 말했다.
‘봄의 제전’에 앞선 1부에서는 음악원 교수진의 연주가 선보인다. 김 원장이 피아니스트 손민수·이진상 교수, 한예종 출신 현악그룹 ‘크누아 현악앙상블’과 함께 바흐의 ‘3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 등을 연주한다. 이번 공연은 한예종 홈페이지(www.karts.ac.kr)에서 관람을 신청하면 무료로 볼 수 있으며, 네이버 동영상 플랫폼인 ‘브이 라이브’ 등에 개설된 ‘한예종 예술극장’에서도 생중계된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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