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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위안부’ 피해자 아픔 기억하는 영화·공연·책·학술회의도 봇물

등록 2018-08-14 04:59수정 2018-08-14 20:44

문화예술계 기념행사 다양
피해자들 직접 공연관람도
지난해 8월 열린 국립합창단 <한민족합창축제>. 국립합창단 제공
지난해 8월 열린 국립합창단 <한민족합창축제>. 국립합창단 제공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을 맞아 문화예술계 곳곳에서 희생자들의 아픔을 기억하는 행사가 다양하게 열린다. 특히 올해는 기림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첫 해인데다 윤정옥 전 이화여대 교수에 의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세상에 알려진 지 30년을 맞아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

한국영상자료원은 서울 상암동 시네마테크(KOFA)에서 ‘하나 된 울림’이라는 주제로 14~21일 피해자들의 과거를 재현한 <귀향>, ‘위안부’를 소재로 한 최초의 극영화 <소리굽쇠>,강제동원의 진실을 밝히려 애쓰는 과정을 담은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 <침묵>, <에움길> 등 9편을 상영한다. 또 피해자 할머니들이 심리치료를 위해 1993년부터 그려온 그림들을 한자리에 모은 <소녀들의 기억> 전시도 마련했다. 서울 노원구의 더숲아트시네마는 14일 피해자 할머니들이 일본 정부에게 첫 승소한 ‘관부재판’ 실화를 다룬 <허스토리>를 3차례 상영하고 이 영화에서 열연한 배우 김희애·감독 민규동 등과 함께 토크 행사를 연다.

국립합창단은 광복절 기념으로 여는 ‘한민족합창축제’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아픔과 슬픔, 평화를 염원하는 의지를 담은 창작 칸타타 <광야의 노래>(15일 서울 예술의전당·전석 무료)를 처음 선보인다. 할머니들의 이야기를 녹여 ‘어둠의 시간’ ‘아버지의 눈물’ ‘귀향’ 등 7곡으로 구성한 작품이다. 오병희 국립합창단 작곡가는 “영화·책 등에서 피해자 인터뷰를 찾아보고 참담해서 한동안 밥을 잘 못 먹었다”면서 “특히 3번 곡인 ‘나비의 노래’에 할머니들의 한 맺힌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나는 열아홉/ 개울에서 빨래를 하다 끌려 왔소/ 영문도 모르고 따라왔소/ 여기가 지옥이오/ 내 나이 열다섯/ 밥도 주고 좋은 옷도 준다 해서 따라왔소/ 학교도 보내준다 했소/ 돈도 벌 수 있다 했소/ 모두 거짓말이오/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국립국악원이 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일 <소녀를 위한 아리랑> 공연 중 ‘꿈꾸는 소녀-강강술래’.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이 14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일 <소녀를 위한 아리랑> 공연 중 ‘꿈꾸는 소녀-강강술래’. 국립국악원 제공.
국립국악원과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은 14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소녀를 위한 아리랑>(전석 무료)을 선보인다. 할머니들의 소녀 시절을 회상하는 ‘꿈꾸는 소녀-강강술래’로 시작해 ‘넋풀이’, ‘구음시나위’, ‘살풀이춤’, 동해안오구굿 중 ‘초망자굿’으로 할머니들의 한과 아픔을 달랜다. 공연의 마지막은 국악관현악과 소리꾼 김용우·김나니가 ‘다시 아리랑’이라는 주제로 아리랑 연곡을 선보인다. 이날 공연은 위안부 할머니들이 공연장을 찾아 직접 관람할 예정이다.

한정판으로 발매된 엘피 <이야기해주세요>
한정판으로 발매된 엘피 <이야기해주세요>
‘위안부’ 기림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것을 기념하는 한정판 엘피(LP) <이야기해주세요>도 13일 발매됐다. 음반제작사 페이퍼 크리에이티브는 2012년과 2013년 여성 음악가들이 스스로 기획해 만든, 일본군 ‘위안부’ 피해여성을 위한 프로젝트 앨범 <이야기해주세요> 1집과 2집에서 이효리, 이상은, 남상아, 한희정 등이 부른 10곡을 골라 엘피로 제작했다. 2015년 여성가족부 주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학생·청소년 작품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은 정서한 학생의 <꽃잎에 가려진 얼굴 없는 슬픔>을 음반 표지로 썼다. <이야기해주세요> 1·2집을 기획했던, 소규모아카시아밴드 출신 송은지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황보령, 호란과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3집을 내년 4월께 발매 목표로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출판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보리출판사는 만화가 지망생인 김세진 작가가 이제는 평화·인권 운동의 상징이 된 ‘평화의 소년상’이 있는 전국 75곳을 찾아다닌 기록과 그림을 함께 담은 <평화의 소녀상을 그리다>를 펴냈다. 휴머니스트도 1993년부터 5년 동안 ‘나눔의 집’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 여성들과 함께 미술 수업을 진행했던 이경신 화가가 당시의 경험을 담아서 쓴 <못다 핀 꽃>을 발간했다. 그림으로 드러나는 피해 여성 내면의 상처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문학세계사의 <하얀 국화>는 한국계 미국 작가 메리 린 브란트가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간 언니와 고향 제주에서 4·3을 겪는 동생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소설이다. 전세계 20여개 나라에서 출간된 바 있다.

동북아역사재단은 오는 22일 재단 대회의실에서 ‘일본군 위안부 자료 발굴의 현재와 향후 과제’를 주제로 국제 학술회의를 연다. 국내외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북한, 일본, 미국, 태국, 중국 등의 ‘위안부’ 관련 자료의 현황을 발표하고 앞으로의 연구 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자료 조사와 연구를 통해 역사적 진실 규명 작업을 해왔던 서울대 인권센터 정진성 교수 연구팀은 지난 3월 피해 여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구술 사례집 <끌려가다, 버려지다, 우리 앞에 서다 1~2>(푸른역사)를 펴낸 바 있다. 5월에는 전기작가인 권주리애가 <리멤버 허-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 1~5>(북코리아)란 제목으로 피해 여성들의 자전적 에세이 시리즈를 냈다. 김복동, 이옥선, 이용수, 강일출, 길원옥 5명의 이야기가 각각 담겼다.

최원형 김미영 서정민 유선희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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