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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영국 두번째 여왕 퀸①-프레디 머큐리의 쇼는 계속된다

등록 2018-08-04 05:00수정 2018-08-05 16:37

[이재익의 아재음악 열전]

<한겨레> 자료 사진
<한겨레> 자료 사진
드디어 올 것이 왔다. 가장 맛있는 사탕을 아껴 먹는 것처럼, 수많은 아티스트에 대해 칼럼을 쓰면서 가장 쓰고 싶은 밴드 몇몇은 아껴두었더랬다. 좀 일찍 까먹은 사탕은 ‘산울림’ 정도? 오늘 이야기할 ‘아재 음악’의 주인공은 그룹 ‘퀸’이다. 그렇다. 프레디 머큐리, 브라이언 메이, 존 디컨, 로저 테일러로 이루어진 전설의 영국 밴드 말이다. 사실 예전부터 쓰고 싶어 손이 근질거렸지만, <보헤미안 랩소디>라는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며 참았다. 이제 이 영화의 개봉이 100일 앞으로 다가왔고, 100일이라는 시간은 벼락치기로 퀸을 공부하기에 딱이다.

당연히 한 회에 다 소개할 수 없는 밴드이기에 몇 회에 걸쳐 글을 쓰려고 한다. 그러니 편안하게 긴 호흡으로 추천곡도 들어가면서 읽어주시길.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다 나올 만한 이야기는 되도록이면 하지 않으려고 한다. 글을 읽다가 더 자세한 정보가 궁금하신 분은 그때그때 검색 추천.

개인적인 추억을 먼저 꺼내본다. 1991년. 고등학교 1학년이었던 나는 퀸의 보컬 프레디 머큐리가 죽었다는 뉴스를 듣고 방문을 걸어 잠그고 펑펑 울었다. 퀸만큼이나 좋아했던 ‘비틀스’의 존 레넌이나 ‘레드 제플린’의 드러머 존 보넘은 내가 너무 어릴 때 세상을 떠났고, 프레디 머큐리 이후에는 그 정도까지 감정을 이입하며 좋아했던 아티스트는 없었다. 가족이 아닌 누군가의 죽음에 그토록 오열을 바친 건 내 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듯하다. 이미 죽음을 예견하고 있었던 프레디는 마지막 음반의 마지막 곡 제목을 통해 자신의 삶 전체를 거대한 쇼(show)로 마감했다. 쇼는 계속되어야 한다 (The Show must go on). 프레디 머큐리, 그리고 그룹 퀸이 펼친 위대한 쇼의 서막으로 돌아가 보자.

커튼 위에는 역시 위대한 록의 전설 ‘너바나’가 했던 말이 적혀 있다.

“너바나가 최고라고? 우리의 공연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25만명의 관중을 완벽하게 매료시킬 수 있는 진짜 슈퍼스타는 지구상에 딱 두명이 있는데, 한명은 교황이고 나머지 한명은 프레디 머큐리다.”

아직 커튼이 열리기 전, 무대에는 이름조차 퀸이 아닌 밴드가 서 있다. 멤버들 모두 20대 청년이었고 놀랍게도 모두 음악과 전혀 상관없는 전공자들이었다. 미술학도였던 프레디 머큐리, 무려 천체물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치의대 학생이던 드러머 로저 테일러, 전자공학도인 베이시스트 존 디컨. 음악이 아니어도 잘 먹고 잘살 수 있었던 네 청년은 ‘스마일’이라는 선량한 이름으로 쇼의 커튼을 열어젖혔다. 라인업이 안정되고 그룹 이름을 퀸으로 바꾼 후 1집을 발표하는데 이 음반은 딱 가능성만 보여준 것이었다. 꼭 들어봐야 할 노래는 ‘킵 유어셀프 얼라이브’(Keep yourself alive). 수많은 수식어가 붙어 있는 퀸의 태생이 어디까지나 로큰롤 밴드임을 알 수 있는 노래다.

데뷔 음반은 그다지 큰 반향을 얻지 못했지만 멤버들의 자신감은 하늘을 찔렀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는 자신이 엄청난 슈퍼스타가 될 것을 한번도 의심한 적 없었다는 말을 훗날 종종 하곤 했었다. 그런 자신감을 바탕으로 퀸은 바로 이듬해 두번째 음반을 발표한다. 이 음반부터 진짜 퀸의 음악을 선보인다. 음반 전체가 한편의 오페라를 구현한 듯 이어진다. 과감한 멜로디에 극적인 연주, 유려한 코러스가 곁들어진 성찬이랄까. 추천곡은 ‘세븐 시즈 오브 라이’ (Seven Seas of Rhye). 지금은 걸작으로 추앙받지만 그 시절에는 평단의 반응도 판매량도 신통치 않아서 멤버들은 다음 음반부터 음악적인 지향점을 바꾼다. 웅장한 구성의 오페라 록을 잠시 접어두고, 싱글 위주의 노래들로 음반을 만든다.

그렇게 만든 세번째 음반이 드디어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며 퀸은 영국을 대표하는 록밴드로 올라서기 시작한다. 요즘으로 치면 대박이 난 싱글 ‘킬러 퀸’(Killer Queen),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의 후덜덜한 실력을 알 수 있으며 라이브에서 단골로 연주되는 ‘나우 아임 히어’(Now I'm here)는 꼭 들어보자.

사실 퀸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전설적인 밴드는 레드 제플린과 비틀스인데, 우열을 가리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이 정도 이야기는 할 수 있을 듯하다. 퀸은 비틀스의 선율과 레드 제플린의 묵직함을 양손에 들고 있던 밴드라고. 세 밴드 모두 영국 출신이고 활동기간이 겹쳐서 경쟁을 했다고 착각할 수도 있겠는데 그렇지 않다. 비틀스가 막 전성기를 지나던 시점에 위대한 비행선 레드 제플린이 떠올랐고, 레드 제플린이 하강할 때쯤 여왕의 즉위식이 거행되었다.

1975년 연말. 록은 물론이고 팝음악 역사상 최고의 명반 중 하나임이 틀림없는 4집 음반 <어 나이트 앳 디 오페라>(A night at the opera)가 발매되었다. 명곡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보헤미안 랩소디’가 수록된 바로 그 음반은 퀸을 일약 슈퍼스타로 만들어 주었다. 다음 화에 계속.

에스비에스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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