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적인 음악축제 중 하나인 ‘평창대관령음악제’가 25일 막을 올린다. 8월4일까지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 내 콘서트홀과 뮤직텐트 등 강원도 일대에서 펼쳐지는 이번 음악제의 하이라이트는 세계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단원들이 함께 모이는 프로젝트 성격의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공연이다.
28일 <고잉 홈>, 8월4일 폐막공연인 <한여름 밤의 꿈> 등 두 차례 공연을 여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는 독일 뒤셀도르프심포니 첼로 수석 김두민, 독일 쾰른 귀르체니히 플루트 수석 조성현, 일본 도쿄 필하모닉 클라리넷 수석 조성호, 노르웨이 오슬로필하모닉 호른 수석 김홍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로열콘체르트허바우 제2 오보에 함경 등이 참여한다. ‘드림팀’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단원들을 대표해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클라리넷 수석 조인혁(35)과 전자우편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평창대관령음악제에 처음 참여한다는 조인혁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던 사람들이 처음 만나 서로 존중해가며 하나가 되는 과정을 어떻게 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면서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대학생활을 함께했던 후배 조성호 클라리네티스트와 다시 연주하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조인혁은 유럽에서 활동하는 대표적인 목관악기 연주자다. 스위스 빈터투어 뮤직콜레기움 오케스트라와 스위스 바젤심포니의 클라리넷 종신 수석이었고, 2016년에 현재의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로 자리를 옮겨 올해 2월 종신 수석이 됐다. 이 악단에서 동양인이 관악기 종신 수석 자리에 오른 건 조씨가 처음이다. 조인혁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는 일주일에 오페라를 7번 공연하는데 한주에 4개의 오페라를 다른 지휘자들과 연주하기도 하는 곳”이라면서 “항상 변하는 상황을 소화해내는 유연성을 가진 곳이라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조인혁은 이번 음악제에서 네 번 무대에 선다. <고잉 홈>과 <한여름 밤의 꿈>, 챔버뮤직시리즈 <100℃>(8월1일), 목관을 위한 세레나데 <그랑 파르티타>(8월2일)다. 목관악기 연주자답게 가장 기대되는 공연으로 <그랑 파르티타>를 꼽은 그는 “모차르트의 ‘그랑 파르티타’는 목관앙상블 중 가장 걸작이라는 평을 받는 곡”이라고 말했다. “영화 <아마데우스>에서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의 곡을 처음 듣고는 그의 천재성에 감탄하는 장면에서 나오던 음악이에요. 선율의 단순함에서 오는 기품과 무겁지 않게 흘러가는 음악의 연속성, 그리고 목관악기의 화려함을 역동적으로 표현한 것까지 뭐 하나 버릴 게 없는 곡이죠. 그랑 파르티타 말고도 명곡이 많은데 목관앙상블이 좀 더 활성화되어 목관연주자들에게 많은 기회가 주어졌으면 좋겠어요.”
<고잉 홈> 공연은 구소련 출신 드미트리 키타옌코와 손열음이 각각 지휘자와 협연자로 나선다. 4일 <한여름 밤의 꿈>은 정치용(코리안심포니 예술감독)의 지휘로 올해 서거 100주년이 되는 드뷔시와 탄생 100주년의 번스타인을 기념하는 프로그램이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 등의 협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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