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인기 음식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주인공 ‘이노카시라 고로’ 역을 맡은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8일 서울 보광동의 식당 ‘종점숯불갈비’에 나타나 네티즌들의 카메라에 잡혔다. 이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한국 독점 배급사인 ‘도라마 코리아’ 트위터에 한국으로 추측되는 ‘해외 촬영’을 예고한 바 있다. 배급사 트위터엔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로 인사하면서 ‘시즌7’의 내용을 소개한다. “‘시즌 7’에서 볼거리는 돈가스, 생햄이 갈아져 들어간 두꺼운 돈가스”라고 하면서 “(시즌 7에선) 해외 출장이 있을 거다. 당신의 나라로 갈지도 모른다”고 예고한다. 여기서 당신의 나라는 한국인 셈.
이 드라마의 한국 측 관계자에 따르면 <고독한 미식가> ‘시즌7’ 제작진은 8일 새벽 입국해 서울에서 식당 한 곳(종점숯불갈비)을 촬영하고 9일 전주로 이동한다고 한다. 한국에선 서울과 전주, 각각 한 곳씩 식당 두 개만 촬영한다. 한국 편 방영과 관련한 공식 기자회견은 오는 21일 일본과 동시에 할 예정이며 식당 선정과 관련해선 “드라마 관계자가 이미 사전에 방문해 조사해 정한 것으로 안다”고 한다.
2012년 일본 ‘티브이(TV)도쿄’에서 방영을 시작한 <고독한 미식가>는 다니구치 지로·구스미 마사유키가 저자인 만화책 <고독한 미식가>가 원작이다. 원작 <고독한 미식가>는 1994년 연재를 시작해 1996년 완결된 만화로, 인터넷에서 소소하게 회자되자 2008년 부정기적으로 재출간되기 시작했다. 6년간 ‘시즌 7’이 제작될 정도로 인기를 끈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도 미식 바람을 타고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단행본 <고독한 미식가>는 1, 2권 합쳐 현재 대략 3만부 이상 팔렸다.
줄거리는 매우 단출하다. 수입품 유통업자인 이노가시라 고로가 혼자 조용히 식사하면서 맛 평가를 하는 게 다다. 그야말로 ‘고독한 미식가’의 행보인 셈이다.
인테리어가 화려한 식당이나 <미쉐린 가이드> 별점 레스토랑이 아닌 여느 동네에 있을 법한 평범한 식당이 무대다. 누구나 갈 수 있는 소박한 식당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웃집 아저씨와 다를 바 없는 주인공의 풍모도 한몫했다. 그의 소소한 맛 평가는 위화감보다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혼밥족이 느는 한국의 최근 식사문화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왜 하필 숯불돼지갈비일까? 주인공이 찾은 종점숯불갈비는 1만원대의 돼지갈비와 삼겹살 등을 파는 허름한,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식당이다.
박찬일 요리사는 “한국에 흔한 식당으로, 한국 음식에 기대하는 판타지가 녹아있는 식당으로 보인다”라고 말한다. 10여 년 넘게 국내 맛집 평가서 <블루리본서베이>를 펴낸 김은조 편집장은 “(드라마를 보면) 한식 특히 불고기 같은 고기 종류가 많이 나온다”면서 “불고기, 돼지고기 등 고기숯불갈비가 한국의 대표 음식이라고 여기는 듯 하다”면서 말한다.
‘시즌 7’은 한국에선 무료 브이오디(VOD) 서비스 누리집 ‘도라마코리아’(dorama.kr)과 앱(도라마)을 통해 볼 수 있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