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천국 아트센터를 열고 직접 개관 기념 무대에 오르는 가수 이장희씨. 울릉도 아트센터 제공
“그건 너~”라고 외치는 이장희의 노래 소리가 이젠 울릉도에서 울려퍼지겠다. 가수 이장희가 울릉도에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연다. 150석 규모의 공연장과 카페, 전시실로 이뤄진 곳(지하 1층·지상 4층)으로, 5월8일 개관한다.
이장희의 이름을 내걸고 있지만, 아트센터 설립 주체는 경상북도다. 이장희는 “4년 전 쯤 도지사가 울릉군에 문화센터를 지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왔다”며 “평화롭게 살고 싶어서 처음에는 좀 그랬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또 다른 의미가 있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문화가 넘실대는 울릉도를 떠올리며 그는 자신의 집터를 무상으로 제공했다. 그는 “나중에는 이 공간을 공공재로 돌리고 싶다”고 했다.
아트센터 쪽은 “다양한 장르의 공연과 전시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5월8일부터 9월15일까지는 화·목·토 주 3회 이장희가 공연한다. 이후 세시봉 등 다양한 가수들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이 작은 섬에서 흥행이 될까, 싶은데 벌써 예매문의가 쏟아진다. 이장희는 “공연장의 사운드가 아주 좋다”며 “(인기 있었던) 옛날 노래를 주로 하고, 새롭게 흥미가 생긴 곡들도 선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이문세가 인디 밴드도 오면 좋겠다고 하더라”며 “음악하는 후배들이 와서 편하게 음악하는 곳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울릉군 북면 현포리 이장희의 집터에 들어선 울릉천국 아트센터.
그는 1996년 우연히 울릉도를 찾았다가 매료되어 2004년부터 북면 현포리에 터전을 잡고 울릉군민으로 살고 있다. 직접 굴삭기를 배워 연목과 밭을 만든 그의 농장은 ‘울릉 천국’으로 불리며 관광명소가 됐다. ‘울릉도 나의 천국’이라는 노래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나의 1순위는 자연”이라며 울릉도 예찬론을 폈으나, 아트센터를 짓고 공연을 준비하면서 약 40년 만에 1순위가 다시 음악으로 바뀌었다. 1971년 1집 <겨울이야기>로 데뷔한 그는 한국 포크음악의 1세대로 사랑받았지만, 1975년 대마초 파동에 연루된 이후 “전혀 다른 일을 하자 결심하며 노래를 하지 않았고”, 1988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그는 “공연 연습을 하면서 중학교 때 삼촌 친구인 조영남 형이 노래하는 걸 듣고 음악에 빠져 살았던 시절이 떠올라 ‘내가 정말 음악을 좋아했지’라는 생각에 내내 기쁘고 설다”며 “아트센터가 다시 적극적으로 음악을 하겠다는 시작점”이라고 했다. 그 에너지를 모아 9월에는 새 곡도 녹음할 예정이다. 울릉천국 아트센터 공연표는 20일부터 네이버 예약으로 예매할 수 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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