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봄 프로그램 개편에 신설한 ‘빡치미’의 진행을 맡게 된 방송인 김구라. 교육방송 제공
지난달 28일 시작한 <교육방송>(EBS) 봄 개편은 도전의 연속이다.
먼저 시민의식을 높이려는 다양한 포맷이 눈에 띈다. 4월23일 밤 11시55분에 시작하는 강연토크쇼 <배워서 남줄랩>은 민주주의와 관련한 강의를 저항정신을 담은 힙합에 버무렸다. 명사들이 10~20대 래퍼들을 상대로 강연한다. 내용은 주로 인권, 민주주의, 노동, 다양성 등이다. 래퍼들은 강연 내용을 바탕으로 랩 가사를 작성한 뒤 공연한다. 교육방송 쪽은 “10대들에게 친숙한 힙합이라는 장르와 지식인의 강연을 엮어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민주시민교육을 흥미롭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24일 밤 11시55분에 시작하는 <빡치미>는 부조리, 이기주의 등 사회를 향한 불만과 스트레스를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지 않고 구조적, 심리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며 변화를 촉구한다. 갑질, 소방안전-불법주차, 학교폭력 등 한국인을 열 받게 하는 문제 13가지를 취재하고 체험·실험하며 다각도로 분석해 이해와 공감을 높인다.
형식적인 면에서도 과감한 시도를 했다. 매주 일요일 밤 9시5분을 ‘맛보기(파일럿·한두번 내보낸 뒤 반응이 좋으면 정규편성하는) 프로그램’ 시간대로 잡고 1년간 다양한 형식을 실험한다. 지난달 31일 음식과 인문학을 곁들인 <상상식탁>을 시작으로, 아이들이 부모를 평가하는 <부모 성적표>(4월1일), 아침을 나눠 먹으며 아파트 주민 간 소통을 권하는 <조식포함 아파트>(4월29일) 등을 차례로 방영한다.
유명 진행자들도 대거 투입했다. <배워서 남줄랩>은 김숙, <빡치미>는 김구라, <조식포함 아파트>는 박명수, <상상식탁>은 남희석, <부모 성적표>는 전현무가 진행한다. 박수홍은 지난달 26일부터 6부작인 생활 밀착형 영어 학습 프로그램 <수홍 캔 스피크>(목·금 오후 2시50분)를 진행하고 있다. 이은정 콘텐츠기획센터장은 최근 개편간담회에서 “기존의 교육방송이 가진 틀을 벗어던지고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사회와 교육의 변화에 발맞춰 콘텐츠 혁신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매달 우수한 독립 다큐멘터리를 소개하는 <다큐 시네마>를 신설하는 등 교육방송의 강점인 다큐멘터리를 더욱 강화했다. <세상에 나쁜 개는 없다> <세계테마기행> 등 인기 프로그램도 확대편성했다.
하지만 파일럿과 유명 진행자 등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여느 지상파와 케이블에서 흔히 보던 것과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교육방송의 예능화를 우려하기도 한다. 지난해 봄 개편 당시 ‘젠더 이슈’ 등 우리가 알아야 하지만 부족했던 콘텐츠를 과감하게 도입했던 것에 견주면 색다른 시각도 부족해 보인다. 교육방송 쪽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새로운 포맷과 프로그램의 성격에 적합한 출연자들을 고심 끝에 섭외했다. 이비에스만의 색을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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