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예술단 본진이 31일 오전 서울 김포공항에서 남북평화 협력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 출발에 앞서 행사장에 자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평양에서 다음 달 1일과 3일 두 차례 공연을 여는 남쪽 예술단이 북한으로 출발에 앞서 31일 오전 김포공항 출국장에서 대국민 인사를 했다. 태권도단과 남한 예술단 본진 120여명을 이끌고 방북하는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시작된 남북 교류협력이 우리 예술단의 평양공연을 계기로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따스한 평화의 기운이 한반도에 불어올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다음 달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의 사전 행사인 이번 평양공연의 공식 명칭은 ‘남북평화협력 기원 남측예술단 평양공연’이다. 남북관계에도 따뜻한 봄기운이 들길 바라는 뜻에서 소제목은 ‘봄이 온다’로 정해졌다. 가수 조용필, 최진희, 이선희, 강산에, 백지영, 윤도현, 알리, 정인, 서현, 레드벨벳과 재즈피아니스트 김광민 등 예술단에 포함된 11팀은 “뜻깊은 자리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 공연에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남과 북이 하나 되는 자리를 만들겠다”고 인사했다.
북한에 다녀온 적 있는 선배들은 한층 여유가 느껴졌다. 13년 전 평양에서 단독공연을 한 적이 있는 조용필은 “여기서 공연하듯이 북에 가서도 편안하게 저희 음악을 보여드리고 오겠다”고 말했다. 방북 공연이 네 번째인 최진희도 “남쪽과 북쪽의 따뜻한 마음이 서로 전해지고 교감하는 무대가 되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16년 만에 다시 평양을 찾게 된 윤도현은 “감동적인 무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에 처음 평양을 방문하는 가수들은 설레는 모습을 보였다. 백지영은 “선배들이 이끌어주시는 것에 맞춰서 북쪽 분들과도 잘 섞이는 공연을 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알리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후배들과 같이하게 돼 기쁘고 (공연 소제목) ‘봄이 온다’처럼 따뜻한 봄 전해드리고 오겠다”고 말했다. 드라마 촬영 중인 멤버 조이를 빼고 4명(웬디·아이린·슬기·예리)만 가게 된 레드벨벳은 “저희가 막내니까 밝은 에너지를 북쪽에 전달하고 오겠다”고 했다. 예술단에 마지막에 합류하게 된 강산에도 “갑자기 참여 얘기를 듣고 아직 꿈속에 있는 느낌이다. 많은 사람의 영혼을 담아 목청껏 노래하고 오겠다”며 웃었다.
도 장관이 이끄는 방북 예술단 본진 120명은 이날 오전 김포공항을 출발해 서해 직항로로 평양으로 향한다. 본진에는 공연 가수들과 스태프, 태권도시범단, 정부지원 인력 등이 포함됐다. 남한 공연단은 다음 달 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남한 단독공연을 열고, 3일에는 류경정주영체육관에서 북한과 합동공연을 연 뒤 이날 밤 돌아올 예정이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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