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교향악축제’에 초청된 대만국가교향악단. 예술의전당 제공
1989년 시작된 ‘교향악축제’가 올해로 서른살을 맞아 더 성숙한 모습으로 음악팬들을 만날 예정이다. 31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4월21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모두 18회의 공연을 펼친다.
■ 통계로 풀어본 교향악축제 역사 전국 주요 오케스트라를 한자리에 모아서 여는 교향악축제는 예술의전당이 개관 1주년을 맞은 1989년 봄에 시작됐다. 88올림픽에 맞춰 개관했는데 프로그램이 빈곤했던 예술의전당과 변변한 공연장이 없던 지방 악단들의 이해가 맞았다. 금난새가 지휘하는 케이비에스(KBS)교향악단이 베토벤의 ‘에그몬트 서곡’을 연주하며 축제의 시작을 알릴 때만 해도 30년 동안 이어지는 축제가 되리라고 예상한 이들이 드물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봄 시즌 대표 음악축제로 자리잡았다. 장일범 클래식 음악평론가는 “교향악단 간에 경쟁심이 생기면서 각 악단의 실력 향상을 이끌게 됐고, 더불어 청중들도 다양한 연주 단체의 음악을 비교하며 듣는 즐거움을 가지면서 전반적으로 음악문화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30회를 이어오면서 재미있는 기록들도 쌓였다. 수원시립교향악단,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올해까지 모두 29번 출연하며 딱 한번씩만 ‘결석’했다. 지휘자로는 임헌정 서울대 음대 교수가 21번으로 가장 많이 무대에 섰다. 연주자로는 김남윤 바이올리니스트(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가 15번, 이경숙 피아니스트(서울사이버대 석좌교수)가 9번 참여했다. 두 연주자 모두 1회 때부터 교향악축제와 인연을 맺었는데 올해는 강남심포니오케스트라와 협연자로 한 무대에 같이 선다. 김남윤 교수는 “교향악축제에 대한 기억을 되짚으면 아찔한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같이 연주하기로 한 지방 교향악단이 지휘자에 불만을 품고 연습을 거부해 호흡을 겨우 한번만 맞춰보고 무대에 올랐던 적이 있다”고 웃으며 “지금은 교향악단들이 많아지고 수준도 높아지면서 교향악축제가 안정됐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경숙 교수 역시 “젊은 연주자들에게 교향악단과 협연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축제”라고 말했다.
■ 미리 보는 ‘2018 교향악축제’ 올해 공연은 눈여겨볼 지점이 많다. 먼저 레퍼토리가 예년에 비해 확장됐다. 국내외에서 활동하는 국내 작곡가들이 만든 창작곡을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그중 안성혁의 교향시 ‘태초의 빛’(대전시향)은 초연이다. 군포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20세기 작곡된 최고의 교향곡 중 하나로 불리는 ‘월턴 교향곡 제1번’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연주한다.
협연자들도 화려해졌다. 클래식 팬들의 사랑을 받는 바이올리니스트 클라라 주미 강(서울시향), 플루티스트 최나경(부천필), 피아니스트 김태형(코리안심포니) 등이 관객들과 만난다. 뮌헨 아에르데(ARD) 국제음악콩쿠르 피아노 부문 첫 한국인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손정범(대전시립), 블라디미르 호로비츠 국제음악콩쿠르 우승자인 피아니스트 김준희(춘천시립) 등 뜨고 있는 신인들의 연주 실력도 확인해볼 수 있다.
특히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처음으로 교향악축제에 참여해 대만국가교향악단과 리스트의 피아노 협주곡 1번 등을 협연한다. 교향악축제에 국외 오케스트라가 출연하는 것은 지난해 홍콩필하모닉오케스트라 이후 두번째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전국 단위 교향악축제를 아시아 축제로 넓혀보고자 지난해부터 매년 해외 오케스트라를 한 곳씩 초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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