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1월까지 온라인을 통해 진행한 ‘예술 분야 성폭력 실태 시범조사’에서 예술계에 종사하는 여성 중 41.9%가 성추행 피해를 당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설문에 응한 응답자는 문학·미술·사진 분야에서 일하는 이들로 남성 456명, 여성 798명 등 총 1254명이었다. 성추행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여성 응답자 41.9% 중 협박과 함께 성추행을 당했다는 이는 11.7%, 협박 없는 추행은 39.2%였다.
남녀를 통틀어 보면, 응답자 중 42.6%가 언어적 성희롱을 겪은 적이 있다고 했고, 성추행 27.5%, 시각적 성희롱 25.6%, 성폭행 미수 4.0%, 성폭행 2.0% 차례로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복수응답) 가해자 유형은 선배 예술가(43.5%)가 가장 많았고, 동료·후배 예술가(28.7%), 교수·강사(23.2%) 차례였다. 피해자 중 39.5%가 ‘대응하지 못했다'고 답했고, 성폭력 피해자나 목격자 중 신고 비율은 4.1%로 조사됐다. 신고하지 못한 이유는 ‘소용없을 것 같아서’(39.7%), ‘가해자와 계속 마주칠 수밖에 없어서’(27.2%) 등이 꼽혔다.
또한 전체 응답자 중 60.3%는 성폭력 예방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고 답했다. 예방교육을 받은 이들 중에도 ‘내용이 예술계에 적합하지 않다’는 응답 비율이 51.2%로 절반이 넘었다. 성폭력 예방·피해 관련 공공서비스 이용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도 8%에 그쳤다. 문체부는 이번 조사를 토대로 예술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본격적 실태조사와 예방 교육, 피해 지원 등의 대책을 다음달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박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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