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문화일반

뮤지컬 ‘지하철 1호선’ 10년만에 운행 재개

등록 2018-02-27 17:22수정 2018-02-27 20:33

9~12월 100회 한정 공연
‘공개오디션’으로 배역 선발
1996년 선보인 <지하철 1호선>의 한 장면. 오른쪽 황정민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극단 학전 제공
1996년 선보인 <지하철 1호선>의 한 장면. 오른쪽 황정민의 모습이 눈에 띈다. 극단 학전 제공
‘<지하철 1호선>을 했다’는 건 배우한테는 연기력 인증서와도 같다. <지하철 1호선>은 1994년부터 2008년까지 15년간 4000회 이상 무대에 오르며 관객 71만명을 불러모으는 등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연기와 노래에 엄격한 김민기 학전 대표가 선발하기 때문에 실력 있는 배우들이 무대에 서는 것으로도 유명했다. 황정민, 방은진, 오지혜, 장현성, 설경구 등 굵직한 배우들이 모두 <지하철 1호선>으로 성장했다. 소극장 뮤지컬에 라이브 연주를 도입하는 등 해외 뮤지컬이 주를 이루던 당시 한국 공연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지하철 1호선>의 무대의상은 2011년부터 서울역사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그 경이로운 작품이 10년 만에 다시 공연된다. 김민기 대표는 26일 밤 서울 대학로 학전블루 소극장에서 열린 신년회에서 “올해 9월부터 12월까지 100회 한정으로 <지하철 1호선>을 다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지하철 1호선>은 연변 아가씨 ‘선녀’의 눈을 통해 1990년대 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이후 한국 사회의 모습을 지하철 1호선이라는 공간에 축소해 풍자와 해학을 담아 그린다. 독일의 동명 뮤지컬이 원작이지만, 김 대표가 한국 상황에 맞게 번안하고 연출했다. 김 대표는 “내용은 그대로인데 노래를 정재일 음악감독이 새롭게 편곡한다”며 “1997~1998년이 배경인데 딱 20년이 흘렀다. 그동안 한국인의 삶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돌아보는 것도 좋을 거 같다”고 말했다.

늘 그랬듯, 모든 배역은 오디션으로 결정한다. <지하철 1호선>은 1995년부터 전 배역을 공개 오디션으로 선발하며 많은 이들에게 동등한 기회를 주는 것으로 높게 평가받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도 학생, 다른 극단 등 모든 이들에게 기회는 열려 있다”며 “과거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들은 ‘게스트'라는 이름으로 주말 공연에 한해 단역으로 출연 기회를 줄 예정이지만, 이 역시 오디션을 봐야 한다”며 웃었다. 27일 누리집 등에 오디션 일정을 공개했다.

잘 달리던 지하철 1호선은 지난 2008년 4000회 공연을 끝으로 돌연 멈췄다. 관객이 줄어서도 아니었다. 그는 2015년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공연을 중단한 이유에 대해 “당시 매표 수입이 100억원(누적)을 넘겼을 것”이라며 “돈만 벌다 보면 돈 안 되는 일을 못할 것 같아서”라고 답했다. 돈 되는 대신 아이들이 갈 곳이, 볼 것이 없다는 생각에 청소년, 아동극에 10년 이상 매진해왔다. 그랬던 그가 지하철 1호선의 엔진을 다시 켠 이유는 극단 학전의 재정비와 관련 있다. 그는 “모든 작품이 정리가 되어야 학전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2~3년은 신작 대신 학전 작품 총 15개 중 (아직 더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되는) 기존 9개 작품을 총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학전의 시발점인 <지하철 1호선>을 시작으로, 다른 작품들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1994년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한 배우 겸 영화감독 방은진은 “영화계와 연극계에 학전 식구들이 진출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웃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