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만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 <한겨레> 자료사진
‘미투’(me too, 나도 당했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석만(67) 전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가 국립극장장 최종후보에서 탈락했다.
26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김 전 교수를 포함해 최종후보에 든 3명 모두 ‘적격자 없음’으로 결론이 나 재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라며 “이들의 탈락사유가 최근 불거지고 있는 미투와는 상관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 전 교수는 극단 연우무대 대표, 서울시극단 단장, 세종문화회관 이사장 등을 지냈다. 최종후보에 든 3명 중 가장 유력한 후보로 꼽혀왔던 그가 탈락한 배경엔 주말 사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21년 전 성추행 폭로 글이 영향을 주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나온다.
이 글에 따르면 작성자는 김 전 교수와 함께 택시를 타고 서울 북악스카이웨이로 가는 중 성적 농담을 들어야 했고, 이어 여관까지 가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후 학교에 상담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조처가 없었고, 김 전 교수가 미국으로 1년간 연구활동을 떠났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만약 당신이 국립극장장이 된다면 앞으로 지금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게 되겠지? 무서운 일이야. 이것이 내가 당신을 세상에 알리는 이유”라고 밝혔다. 이 글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김 전 교수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 전 교수를 포함한 최종후보 3명이 모두 탈락하면서 문체부는 조만간 재공모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립극장장 자리는 전임 안호상 전 극장장이 지난해 9월 물러나면서부터 5개월간 공석 사태다.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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