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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조정치 “남들이 뭐라 하든, 내 음악은 성장하는 중”

등록 2018-02-05 07:59수정 2018-02-05 10:35

-5년만에 정규음반 발표한 조정치-
예능인으로 굳어지는 이미지 괜찮아?
“예능·드라마 배울 게 많아 재미
남들이 나를 보는 시선은
날 흔들지 못하는 자잘한 것들”

3집 음반 ‘3’은?
여성 입장서 쓴 ‘사랑’ 노래들
“내가 여성호르몬 많아서 그런가?
약자 입장의 간절한 목소리 담고파”
‘그래서 정체성에 고민은 없을까?’

조정치와의 인터뷰는 이런 의문에서 출발했다. 2010년 데뷔해 노래 잘 만드는 뮤지션으로 이름을 알렸지만, 정작 그를 유명하게 만든 건 예능프로그램이다. 2012년 <무한도전> ‘못생긴 친구’편에 출연해 “못생겼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으며 얼굴로 웃겼다. 곧 예능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떠올랐고, 지금은 김병욱 피디가 만드는 시트콤 <너의 등짝에 스매싱>(티브이 조선)에도 출연하고 있다. 본업인 가수보다 예능인으로서의 이름값이 더 높으니, 뮤지션이라면 당연히 고민스럽지 않을까. 그의 소속사에서도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을 좀 더 보여줘야 한다는 얘기가 최근 나오고 있다”고 한다. 때마침 5년 만에 3집 음반 <3>을 낸 조정치를 최근 만났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래, 이참에 조정치의 절절한 고민을 담아보자’고 했는데 만나자마자 그런 생각은 날아갔다. 그는 “예능도 드라마도 즐겁고 배울 게 많아 재미있다”며 해맑게 웃었다. 음악인이 아닌 예능인으로 이미지가 강조되는 것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사람들이 모를 뿐, 작업실에 있는 시간이 더 많고 그래서 음악적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게 제겐 더 중요하기 때문에 타인이 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제겐 너무 자잘한 것들이에요.” 예능에서 ‘못생겼다’는 이미지가 자꾸 소비되는 것에 대해서도 크게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태어난 아이가 커서 저를 닮을까 봐 걱정은 돼요.(웃음) 어른으로서 내 아이가 나를 닮았다고 걱정하지 않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이바지해야겠다, 그런 생각을 요즘 해요. 어떤 것으로든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자. 비록 그럴 힘은 없지만.(웃음)”

타인의 시선에 동요하지 않는 담담한 태도는 음악 작업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모든 음반을 작사·작곡하고 편곡에 노래까지 하며 정규 음반을 꾸준히 내고 있다. 크게 인기를 얻은 노래가 없을 뿐, 그의 노래는 모두 골고루 수준 높다. 특히 그의 음반 <유작>(2013년) 수록곡 ‘유언’은 ‘너와 나 서로 오해한 적 없으니/ 설명할 일이 있던가/ 염치없지만, 이해하라 말하고/ 다소곳하게 잠든다’ 등 짧고 간결한 시적인 표현으로 두고두고 회자됐다. 읊조리듯 건조하게 내뱉는 감성적인 그의 음악은 듣는 이들을 위로하는 힘이 있다. 그는 “걸어다니면서 문득문득 생각난 것 중에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 것들을 노래로 만든다”며 “그냥 그런 감성들이 내 안에는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도 출처를 모르겠다는 그 안에 존재하는 감성은 3집 음반에서도 발휘됐다.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를 키니케이, 선우정아, 정인 등 여성 뮤지션 9명이 불렀다. ‘사랑가’ ‘연애의 맛’ ‘키스 잘하는 법’ 등 모두 사랑 노래다. “그냥 막연하게 오래전부터 여성 입장에서 가사를 쓰고 노래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제가 여성 호르몬이 많아서일까요? 흔히들 예전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약하다고들 말했잖아요. 약한 사람 입장에서 더 간절한 이야기가 나와서 그런 것은 아닐까 싶어요.” “노래마다 가장 잘 맞는 가수를 섭외하고 싶어서” 강이채 등 일면식이 없는 가수들한테 에스엔에스(SNS) 메시지를 보내거나 지인들을 통해 섭외하는 등 공을 들였다.

음원 하나씩만 발표하는 요즘 가요계에서 정규 음반을 낸 것도 높이 평가받는다. “노래 하나 내고 그거에 맞는 활동을 하는 게 보편화된 시장이다 보니까, 요즘은 정규 음반이 경제적으로도 그렇고 시간도 그렇고 비효율적이기는 해요. 작업 과정이 너무 힘들기도 하고요. 하지만 그런 시대에 음악을 듣고 자랐기 때문인지 미련을 못 버리는 것 같아요. 돈을 주고 음반을 살 때의 그 기쁨이랄까, 그런 것이 주는 가치도 있고요.” 3집 음반도 5년이나 걸렸다.

새 음반 수곡록들은 더 발랄하고 경쾌한 느낌이다. 그는 “달라진 게 아니라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예전에 모든 노래를 직접 작사·작곡하고 불렀던 것은 다른 사람들에게 제안했다가 거절당할 게 두려웠기 때문이기도 해요.” 인기가 많아진 것도 용기를 줬겠지만 실력 또한 자신감의 이유다. 그는 지금도 홍대 클럽을 다니며 인디뮤지션들의 음악을 듣고 배우는 등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최근에는 엔지니어링 작업을 하기 위해 대학원에도 입학했다. “과거에는 하지 못했던 표현을 하는 것을 발견할 때면 기분이 좋아요. 스스로 음악적으로 성장한 것을 느낍니다.” “다음 음반에는 전자음악을 시도해보고 싶다” 등 그의 입에선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이 쉴새없이 흘러나왔다. 조정치의 ‘진짜들’은 이제부터일지도 모르겠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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