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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리턴’으로 입증한 ‘역시 봉태규’

등록 2018-02-02 08:01수정 2018-02-02 08:17

‘리턴’으로 10년만에 미니시리즈 복귀
분노조절 못하는 갑질 재벌 2세
징징짜고 실실대는 찌질이 오가며
섬뜩한 연기로 시청자 몰입 견인차
에스비에스 제공
에스비에스 제공
‘아 이런 망나니가 다 있나.’

수목드라마 <리턴>(에스비에스·SBS)을 보고 있으면 이런 울화가 치밀어 오른다는 시청평이 많다. 분노조절 못 하는 악역 김학범 때문이다. 거대 사학재벌 아들로, 신학대학 교수이기도 하다.

제멋대로인 재벌 2세는 드라마와 영화의 고정 캐릭터였다. <리턴>에도 김학범(봉태규) 외에 대기업 후계자 강인호(박기웅), 유망 기업 대표 오태석(신성록), 국내 최대 종합병원장 아들 서준희(윤종훈)까지 엄청난 부를 지닌 금수저들이 골고루 등장한다. 정도는 다르지만, 바람을 피우거나 약에 찌들어 살거나 약자를 괴롭히는 등 악랄한 것은 같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이들을 ‘악벤저스’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김학범은 차원이 다르다. 재벌 2세 갑질의 대명사로 꼽히는 <베테랑>의 조태오(유아인)를 능가한다. 해리성 인격장애처럼 실실대며 웃다가도 순간 맥락 없는 폭력을 행사한다. 오토바이가 자신의 스포츠카를 추월하자 분노해 운전자를 세운 뒤, 한 대만 맞으라며 돈을 주고는 헬멧으로 가차 없이 두드려 패는 ‘맷값 폭행’을 저지른다. 자신의 친구인 서준희와 몸싸움 중 실수로 맞자, 순간 확 돌며 벽돌로 내려치기도 한다. 이내 미안하다며 질질 짠다. 김학범의 이런 악랄함은 갑질에 대한 분노지수를 상승시키며 드라마에 몰입효과를 낸다.

에스비에스 제공
에스비에스 제공
최근 드라마 중에서 이 정도로 색깔 강한 캐릭터가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화제를 모으는 데는 봉태규의 연기력이 컸다. 징징대다가 무섭게 변했다가 이내 다시 실실 웃는 등 한마디로 정리하기 힘든 ‘돌아이’ 역할을 하며 표정이나 말투의 큰 변화 없이도 섬뜩함을 드러낸다. 그게 캐릭터를 표현하려고 힘주어 강조하지 않는 데도 자연스럽게 그 사람이 되는 점이 놀랍다. 31일 방송에서 친한 카딜러가 자신의 요구에 말이 길어지자 “기어오르지는 말자. 형. 새끼야”라고 말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봉태규는 제작발표회에서 “나는 그냥 나쁜 놈이다”라며 “너무 악랄한 캐릭터여서 부담감에 출연을 고민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별한 비결은 없다”지만, 이 작품에서 ‘열연’이 아닌 그냥 그 인물이 되어 물 흐르듯 연기하기를 목표 삼았다고 한다. <리턴> 관계자는 “철저히 분석을 한 뒤 이를 다시 힘 빼고 쉽게, 편하게 연기로 내뿜는다”며 “아무나 할 수 있는 연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프로그램 갈무리
프로그램 갈무리
18년 내공이 <리턴>에서 발휘됐다.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한 뒤 <바람난 가족> <광식이 동생 광태> <가루지기>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작품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왔다. 길거리 캐스팅으로 오디션을 본 뒤 <눈물>에 바로 출연했을 정도로 타고난 감각이 한몫했지만, 작품마다 눈빛부터 손짓, 몸짓 등 세밀하게 연구하는 노력이 어떤 배역도 소화해내는 배우로 키웠다는 평이 많다. <문화방송>(MBC)의 한 드라마 피디는 “알아서 잘하지만 주변의 조언도 귀 담아 듣는 것이 장점”이라고 했다. 그는 데뷔 9년째에 허리 수술 등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지면서 “연기 스타일을 바꿔보라”는 주변의 조언을 듣고 연극 <보도지침>에 출연해 ‘열연’만이 정답은 아니라며 물 흐르는 듯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법을 배우기도 했다고 한다.

봉태규의 드라마 출연은 단막극과 특별출연을 제외하고는 10년 만이다. ‘봉태규’의 가치를 되새겨준 <리턴>은 한 여자의 죽음을 둘러싸고, 용의선상에 오른 재벌 2세 4명과 범인을 쫓는 변호사(고현정), 형사(이진욱)의 이야기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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