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도 드라마를 연출했던 <문화방송>(MBC)의 한 중견 드라마 피디가 성추행 사건으로 대기발령을 받았다. <문화방송> 관계자는 1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ㄱ피디가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제작 당시 해당 드라마의 스태프를 성추행한 것으로 지목돼 현재 대기발령 상태”라며 “곧 인사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당 사건은 지난 경영진 재임 시기에 발생했으나 발생 당시 제대로 조사되지 않았고, 현 경영진이 사건을 인지한 직후 가해자로 지목된 피디를 업무에서 배제했다고 한다.
<문화방송> 내부에서는 이 피디가 이번뿐 아니라, 상습적으로 성추행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지만, 문제가 공식적으로 불거지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한 드라마 피디는 <한겨레>에 “동료로서 그러지 말라는 경고를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피해자가 문제제기 하면서 인사위가 열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처음이 아닌 데다가, 피해자가 <문화방송> 소속이 아닌 외부 인력이어서 갑을관계에서 빚어진 폭력이라는 문제도 있다.
최근 성추행, 갑질 논란이 들끓는 상황에서 불거진 일인 만큼, 엄중한 조처가 내려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내부에서 나온다. <문화방송>의 한 관계자는 “한두 번도 아니고, 그동안 비슷한 일들이 많았기 때문에 해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다”며 “요즘 같은 시대에 성추행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외부 인력인 피해자들이 유명 피디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참았을 것을 생각하면 그에 합당한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화방송>에서는 이전에도 성추행으로 파면된 경우가 있다.
<문화방송>은 1일 오후 공식입장을 내어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광범위하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다”며 “직장 내 성희롱 등 다른 성범죄가 더 없는지 확인해 엄정하게 처리할 것이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한 강력한 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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