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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조정석의 ‘융복합 연기’ 여심을 흔들다

등록 2018-01-29 05:00수정 2018-01-29 20:36

[인터뷰] 배우 조정석

어딜 가든 화기애애 공간장악력 발군
자신감 충만에 준비성·유머감각까지 장착
세분화한 감정 연기 으뜸
40대 되기 전에 확실한 변신 해보고 싶어
드라마 <투깝스> 촬영을 끝내고 연극 <아마데우스>와 영화 <마약왕>을 준비중인 배우 조정석은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감각으로 촬영장 뿐 아니라 인터뷰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한다. 문화창고 제공
드라마 <투깝스> 촬영을 끝내고 연극 <아마데우스>와 영화 <마약왕>을 준비중인 배우 조정석은 특유의 친화력과 유머감각으로 촬영장 뿐 아니라 인터뷰에서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한다. 문화창고 제공
“아니 여자들은 왜 이렇게 조정석을 좋아해요?” 23일 기자들 몇몇과 함께한 인터뷰 자리. 한 남자 기자의 기습 질문에 조정석이 박장대소한다. “글쎄요. 그런가요?” 인터뷰 때마다 유독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에 빗댄 우스갯소리지만, 그 이유를 뜯어보면 그가 배우로 승승장구한 비결과 닮았다.

먼저 공간 장악력. 조정석은 분위기를 내 것으로 만들 줄 안다. 며칠 동안 여러 기자들을 상대해야 하는 ‘라운드 인터뷰’에서도 그는 피곤해하는 기색이 없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기자들을 리드한다. 휴대폰 속 사진을 보여주거나, 연애 이야기도 거침없이 답한다. “이 자리에 함께 있는 것 자체가 즐거운 일이잖아요.” 현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투깝스>에 함께 출연한 김선호는 “형은 아무리 힘들어도 파이팅을 외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하더라”고 했다. 조정석은 “촬영장 분위기가 안 좋을 때는 힘내자고 얘기하고 농담도 던지면서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가려고 한다.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가 있는 곳은 어디든 순풍이 부니 누가 마다할 수 있을까. 매사에 넘치는 자신감도 비결이다. “배우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없으면 안 될 것 같아요. 누가 뭐래도 내 연기에 대해 자신감을 갖되, 결과물에 대해서 반성하고 수정해 나가는 건 그 이후의 몫이라고 생각해요. 전 처음 연기할 때부터 자신감을 갖고 했어요.(웃음)” 배우가 아니면 뭘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도 그는 “책임감이 투철하기 때문에 무슨 일을 맡더라도 최선을 다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실력 없이 자신감만 넘치면 ‘허세’가 된다. 조정석의 자신감에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철저한 준비성이 깔려 있다. 그는 대본을 받으면 오랫동안 연구한 뒤 최대한 쉽게 표현해 낼 줄 안다. <투깝스>에서도 성격이 서로 다른 1인 2역을 목소리 톤부터 손동작까지 신경쓰며 전혀 다른 인물로 소화해냈다. 어려운 것을 쉽게 전달하려면 고뇌에 빠져야 한다. 그러나 타고난 배우는 다른 것인가. “고민하는 그 자체가 즐겁다. 연기에 관해서는 어떤 스트레스도 받지 않는다.” 이런 철저한 연구들로 ‘조정석의 연기가 연구감이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만의 연기를 만들어냈다. 같은 로맨틱 코미디라도 그는 단순히 틱틱거리며 잘해주는 ‘츤데레’라고 단정짓기는 아쉬운 뭔가가 있다.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처럼 떠나려는 애인한테 “가지 마”라고 매달리는 처절한 한마디를 해도 그가 하면 비극적 상황에서도 희극적 분위기가 살아난다. 애절함과 찌질함 등 여러 감정이 복합적으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정덕현 평론가는 “감정을 세분화해서 표현하는 능력이 최고”라고 말했다.

실제 조정석의 성격이 투영된 것도 있다. “유머 감각 때문인 것 같아요. 인간이 지니고 있는 매력 중에 최고는 유머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아주 뛰어나지는 않지만 둔하지는 않아요. 그것이 묻어나서 ‘조정석표 로코’라고 말해주는 것 아닐까요.” 무대에서 여러 역할을 도맡으며 쌓은 경험도 융복합됐다. 조정석은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꾸다가 교회 전도사의 추천으로 배우로 방향을 틀어 서울예술대학교에 입학했다. 2004년 뮤지컬 <호두까기 인형>으로 데뷔하자마자 이듬해인 2006년 바로 인기 뮤지컬 <헤드윅>에 캐스팅됐다. 2011년 <왓츠 업>(엠비엔)으로 드라마에 출연하기까지 무대에서 매번 다양한 시도로 경험치를 높였다. 그의 또렷한 발음과 세밀한 연기 등은 “오랜 무대 생활이 바탕”이 됐다.

그러나 여기에 안주하면 조정석이 아니다. 그는 다가올 마흔을 앞두고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30대는 로맨틱 코미디의 이미지가 강했다면, 40대가 되기 전에 배우로서 확실한 변신을 해보고 싶어요.” 연극 <아마데우스>와 영화 <마약왕>이 그 시작이다. <아마데우스>에서는 광기 어린 모차르트, <마약왕>에서는 냉철한 검사를 연기한다. 그는 “연기 인생을 돌아보면 ‘미남형은 아니지만 호감형이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딱 부러지는 조각 같은 행보는 아니지만, 잔잔하면서도 훈훈한 분위기로 걸어온 것 같고, 앞으로도 그런 행보를 하고 싶어요.” 자신감 갖고 뭐든 최선을 다하는 훈훈한 남자는 시청자도, 여심도 흔든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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