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될 수밖에 없겠구나. 우도환을 만난 느낌이다. 지난해 <구해줘>(오시엔·OCN)와 <매드독>(한국방송2·KBS2)에서 단숨에 주연을 맡으며 2018년 기대주로 떠올랐는데, 그는 이를 위해 많은 걸 포기하고 자신을 채찍질해왔다. “일은 없었지만, 저한테는 지난 5년 동안 365일 매 순간이 촬영이었어요. 언제 오디션 기회가 올지 몰라 술도 안 마시고 늘 다이어트도 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려고 했어요. 항상 최고의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은 준비할 시간을 따로 주지 않으니까요.”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최근 우도환을 만났다.
“오디션 기회를 놓칠까봐 여행도 가지 않았다”는 그는 새해 계획 중 하나로 “올해 초 시간을 내어 이집트나 그리스 유적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본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3월 방영하는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문화방송·MBC)에서 주연을 맡아 벌써 연습에 들어갔다. 5~6년 노력한 보상을 한꺼번에 받는 ‘기쁜 일’이겠지만, 꿈을 이루고도 그 작은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다. 우도환은 활짝 웃으며 “행복에는 책임감이 따르는 것 같다. 팬, 지인, 가족들이 함께 기뻐하는 걸 보면, ‘이렇게까지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 느껴져 (내 시간을 포기하고서라도) 그 행복을 최대한 많이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에게 철저하고, 남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이 25살 청년의 책임감은 그를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다. 우도환이 배우가 된 것도 부모의 권유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연극배우셨는데, 결혼하면서 그만두셨어요. 어느날 배우를 말씀하셔서 해보겠다고 했어요. 제가 배우가 된 뒤 부모님이 너무 행복해하세요. 이 직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극단에 들어가 전단지를 돌리며 연기를 배웠고,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동아리 활동도 했다. 그러나 2011년 드라마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엠비엔·MBN)로 데뷔한 뒤 2017년 <구해줘>로 눈에 띄기 시작하기까지 오디션만 80번 정도 봤다. “오디션 안 보고 캐스팅 된 건 <매드독>이 처음이었어요.”
타고난 배우로서 기질이 그의 책임감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그와 <매드독>을 작업한 강병택 책임피디는 “우도환은 섹시, 멜로 등 다양한 역할이 가능한 얼굴과 안정된 중저음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묘한 마스크는 노력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배우의 복이다. 실제로 그는 냉온을 오가는 인물을 잘 연기한다. <구해줘>에서도 반항적이기도 하고 정의롭기도 한 인물을 연기했다. 표정, 행동 등이 더 노련해지면 큰 배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누군가는 우도환의 지난 과정을 멀리뛰기를 위해 잠시 움츠린 개구리에 비유했다. 5~6년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배우의 책임감을 다졌고, 기회가 왔을 때 내 것으로 만드는 법 등을 깨친 내공이 상당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재수할 때 연기 학원 대신 사람들, 사회를 경험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인물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기도 했다. 움츠려 있던 우도환은 어디까지 뛸까. “한마디를 해도 자신만의 느낌이 있는 선배들이 많잖아요. 우도환만의 느낌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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