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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혜성처럼 떠올라 태양같이 빛날 2018 연예계 기대주들

등록 2018-01-14 17:45수정 2018-01-14 19:20

수많은 별이 뜨고 지는 연예계에 올해도 어김없이 샛별들이 등장했다. 배우부터 가수, 모델, 뮤지컬 배우까지 다양한 곳에서 매력을 뽐낸다. 그중에서 누굴 주목할까. 훌륭한 기대주가 많지만, 우리는 특히 이들 세명을 꼽았다.

배우 우도환, 무명서 단숨에 주연

배우 우도환씨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배우 우도환씨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한겨레신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5년간 매일 촬영하듯 오디션 준비
드라마 ‘구해줘’서 잠재력 폭발
“말 한마디에서 나만의 느낌 담을 것”

잘될 수밖에 없겠구나. 우도환을 만난 느낌이다. 지난해 <구해줘>(오시엔·OCN)와 <매드독>(한국방송2·KBS2)에서 단숨에 주연을 맡으며 2018년 기대주로 떠올랐는데, 그는 이를 위해 많은 걸 포기하고 자신을 채찍질해왔다. “일은 없었지만, 저한테는 지난 5년 동안 365일 매 순간이 촬영이었어요. 언제 오디션 기회가 올지 몰라 술도 안 마시고 늘 다이어트도 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려고 했어요. 항상 최고의 모습으로 준비하고 있어야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은 준비할 시간을 따로 주지 않으니까요.” 서울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최근 우도환을 만났다.

“오디션 기회를 놓칠까봐 여행도 가지 않았다”는 그는 새해 계획 중 하나로 “올해 초 시간을 내어 이집트나 그리스 유적지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대본이 쏟아지기 때문이다. 3월 방영하는 월화드라마 <위대한 유혹자>(문화방송·MBC)에서 주연을 맡아 벌써 연습에 들어갔다. 5~6년 노력한 보상을 한꺼번에 받는 ‘기쁜 일’이겠지만, 꿈을 이루고도 그 작은 여유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이 안타깝기도 하다. 우도환은 활짝 웃으며 “행복에는 책임감이 따르는 것 같다. 팬, 지인, 가족들이 함께 기뻐하는 걸 보면, ‘이렇게까지 남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구나’ 느껴져 (내 시간을 포기하고서라도) 그 행복을 최대한 많이 전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나에게 철저하고, 남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이 25살 청년의 책임감은 그를 성장하게 한 원동력이다. 우도환이 배우가 된 것도 부모의 권유 때문이었다. “아버지가 연극배우셨는데, 결혼하면서 그만두셨어요. 어느날 배우를 말씀하셔서 해보겠다고 했어요. 제가 배우가 된 뒤 부모님이 너무 행복해하세요. 이 직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입니다.” 고등학교 때부터 극단에 들어가 전단지를 돌리며 연기를 배웠고, 연극영화과에 입학해 동아리 활동도 했다. 그러나 2011년 드라마 <왔어 왔어 제대로 왔어>(엠비엔·MBN)로 데뷔한 뒤 2017년 <구해줘>로 눈에 띄기 시작하기까지 오디션만 80번 정도 봤다. “오디션 안 보고 캐스팅 된 건 <매드독>이 처음이었어요.”

타고난 배우로서 기질이 그의 책임감과 맞물려 시너지를 냈다. 그와 <매드독>을 작업한 강병택 책임피디는 “우도환은 섹시, 멜로 등 다양한 역할이 가능한 얼굴과 안정된 중저음의 목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묘한 마스크는 노력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배우의 복이다. 실제로 그는 냉온을 오가는 인물을 잘 연기한다. <구해줘>에서도 반항적이기도 하고 정의롭기도 한 인물을 연기했다. 표정, 행동 등이 더 노련해지면 큰 배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누군가는 우도환의 지난 과정을 멀리뛰기를 위해 잠시 움츠린 개구리에 비유했다. 5~6년간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배우의 책임감을 다졌고, 기회가 왔을 때 내 것으로 만드는 법 등을 깨친 내공이 상당할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그는 “재수할 때 연기 학원 대신 사람들, 사회를 경험하고 싶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인물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기도 했다. 움츠려 있던 우도환은 어디까지 뛸까. “한마디를 해도 자신만의 느낌이 있는 선배들이 많잖아요. 우도환만의 느낌을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가수 민서, 정식 데뷔 전 ‘좋아’로 화제

정식 데뷔 전인 지난해 윤종신의 ‘좋니’를 여자 버전으로 부른 ‘좋아’로 음악팬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가수 민서.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정식 데뷔 전인 지난해 윤종신의 ‘좋니’를 여자 버전으로 부른 ‘좋아’로 음악팬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가수 민서. 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이돌과 달리 목소리로만 매력 발산
애절하며 건조, 감미롭지만 중성적
“작사·작곡도 도전…따뜻한 음악 할것”

“저는 그냥 저였으면 좋겠어요. 다른 누구도 아닌 저만의 길을 가고 싶어요.”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또박또박 얘기한다. 그래, 이 정도는 당차야 유혹 많은 연예계에 자신만의 길을 개척할 수 있지. 2018년 기대주로 가수 민서(김민서·22)를 꼽은 이유 중 하나다. 더 깊은 이유도 있다. 음악적 소신이다. 그는 아이돌 일색인 한국 가요판에 드물게 ‘목소리’만으로 자신을 알리고 싶어 한다. “발라드나 기타와 보컬만 있는 포크 장르처럼 따뜻한 느낌이 드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아이돌 그룹을 하자는 제안도 많았다는데, 여성 솔로로 데뷔하고 싶다는 생각에 모두 뿌리쳤다고 한다. “오래 걸리더라도 목소리에 인생이 담긴 가수가 되고 싶어요.”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 사옥에서 최근 민서를 만났다.

애절하면서도 건조한, 중성적이면서도 감미로운 민서의 목소리는 이미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 데뷔곡도 발표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프로젝트 일환으로 부른 ‘좋아’가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화제를 모으며 이름 두 글자를 각인시켰다. 이별한 남성의 입장으로 윤종신이 부른 ‘좋니’에 대한 답가로, 곡은 같지만 가사는 여성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실감이 안 났어요. 음원 차트 1위라고? 진짜? 신기하기만 했어요.” 곡 자체도 좋지만, 그의 음색이 사람들의 마음을 끌었다는 평가가 많다. 김학선 평론가는 “애절하지만 신파로 흐르지 않을 정도로 적당한 선을 유지하고 있다. 과하지 않은 음색이 귀를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고 평했다.

그는 자신만의 음색을 찾으려고 꾸준히 노력했다고 한다. “예전에는 이런 목소리는 아니었어요. 트레이닝도 받고, 녹음해서 듣고 모니터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나만의 음색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불렀을 때 내 목소리 색깔이 나오는구나, 느낀 것 같아요.” 2년 동안의 연습생 시절, 노래와 연기 훈련이 끝나면 시와 소설을 많이 읽었다. 간접 경험으로 어린 나이에 가질 수 없는 감성을 채우기 위해서였다.

데뷔 전부터 화려하게 자신을 알린 민서의 2018년은 “기대감과 부담감”이 공존한다. ‘좋아’가 인기를 끌면서 데뷔곡에 대한 기대치는 커졌다. “‘좋아’를 부르기 전에는 음반이 나온다는 것만으로 설레었는데, 지금은 하루하루 걱정이 늘어요.” 그러나 가수가 되고 싶어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에 출연했고, 꿈을 이뤘다는 오늘에 감사하며 걱정을 덜려고 노력 중이다. 어렵게 데뷔해도 무대에 설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현실을 생각하면 “난 정말 운이 좋았다. 하루하루 감사하며 살고 싶다”고 한다. 아티스트를 꿈꾸는 민서는 작사, 작곡에도 욕심이 많다. “생각나는 것들을 기록해 두고 있어요. 제대로 배운 뒤 도전해보고 싶어요.” 물론 아직은 출발점이다.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서 감성을 온몸으로 표현해내는 데는 여전히 미숙함이 느껴진다. “연습생 때도 반드시 데뷔할 거라는 믿음으로 초조해하지 않았다”는 단단함을 계속 밀고 간다면 “목소리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아티스트”가 될 날, 머잖았다.

남지은 기자

뮤지컬 배우 박강현, 출연작마다 ‘엄지 척’

데뷔 2년 만에 주인공 자리를 꿰찬 뮤지컬 배우 박강현을 오해 더 바쁜 한해를 보낼 것 같다. 사진 더프로액터스 제공
데뷔 2년 만에 주인공 자리를 꿰찬 뮤지컬 배우 박강현을 오해 더 바쁜 한해를 보낼 것 같다. 사진 더프로액터스 제공

작년 5편 공연에 ‘팬텀싱어2’ 준우승
이나영 보러 연기 시작한 엉뚱함도
“사람냄새 나는 진솔한 배우 되고파”

“제가 어느 연기학원 다녔는지 어머니에게 물어보는 분들이 계시대요.”

시종일관 담담하게 대답하던 뮤지컬 배우 박강현(27)이 겸연쩍게 웃었다. 어디서 배웠길래 저렇게 연기를 잘하는 스타가 됐는지 궁금한 이들이 어디 한둘일까. 공연과 연습으로 여념이 없는 그를 전화 인터뷰로 만났다.

2015년 뮤지컬 <라이어타임>으로 데뷔한 박강현은 작품마다 안정된 연기와 뛰어난 노래로 일찌감치 주목받았다. 지난해에는 연극 <나쁜 자석>, 뮤지컬 <인 더 하이츠> <이블데드> <칠서> <광화문연가>까지 연달아 다섯 편의 공연 무대에 섰고, <팬텀싱어2>(제이티비시)에 출연해 준우승한 뒤론 주말마다 갈라콘서트까지 하고 있다. 배역이 크든 작든, 작품의 완성도가 있든 없든 무대에서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는 배우 앞에 대본이 쌓이는 건 당연하다. “요즘은 정말 쉴 틈 없이 일만 하는 것 같아요. 연습실-공연장-집을 오가는 동선 외에는 다른 길로 샐 틈이 없어요. 이렇게 바쁠 수 있어 아주 감사하죠.”

데뷔 2년 만에 주인공 자리를 모두 꿰찬 무서운 신인이지만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다소 엉뚱하다.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를 보고 이나영씨를 만나고 싶어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어요. 그러곤 고3 때부터 연기학원을 다녀 연기학과에 진학하게 됐죠.(웃음)” 막상 시작한 연기는 목적(?)을 잊을 만큼 매력적이었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사람들 앞에 나서는 걸 못하는데 그런 제 모습이 깨지는 게 신기하더라고요. 맞닥뜨리지 않은 걸 미리 두려워하면 안 된다는 생각에 배우라는 직업에 뛰어들고, 사극·주크박스(기존의 노래로 만드는 뮤지컬) 등 여러 장르의 공연도 겁 없이 하는 것 같아요.”

특히 관객을 마주하는 무대를 벗어나 방송에 도전한 건 지난해 잘했다고 생각하는 일 중 하나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고 노래하는 경험을 쌓을 수 있었고, 성악가들로부터 발성법 등 도움도 받았어요. 무엇보다 따뜻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행복했어요.”

이영훈 작곡가의 노래로 꾸며진 <광화문연가>가 14일에 막을 내리면 이어지는 올해 새 작품은 뮤지컬 <킹키부츠>(31일~4월1일)다. 아름다운 남자 롤라에게서 영감을 얻어 파산 위기에 빠진 구두공장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찰리 역을 맡았다. “그동안 다른 상황과 성격을 가진 인물들을 연기해왔는데 저마다 결핍이 있었어요. 표현할 수 있는 게 많아 제가 그런 배역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찰리도 어딘가 미숙한 인물인데 저만의 색깔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춤, 노래, 연기 중 춤이 제일 약하다면서도 “몸치는 아니”라고 말하는 그는 하고 싶은 연기가 많다.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해보고 싶고요. 영화도 관심이 많아요. 사람 냄새 나는 진솔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입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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