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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땀나는 스포츠 예능, 열정만큼은 금메달

등록 2018-01-14 16:52수정 2018-01-14 19:26

올림픽 열기 타고 스포츠예능 봇물

평창 종목 체험 ‘유별난 동계스포츠’
아이스하키 도전 ‘럭키하키’ 등
전현직 선수들이 직접 코치로 나서
당구 예능 ‘7전8큐’ 등도 운동 삼매경

“도전과 성취 드라마, 시청률 잡고
올림픽 성공 응원하는 마음도 담아”
2월 열리는 평창겨울올림픽 열기를 타고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오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광 오나미의 유별난 동계스포츠> 컬링과 스키, <아이돌스타 선수권 대회> <7전8큐> <럭키하키>. 각사 제공, 프로그램 갈무리
2월 열리는 평창겨울올림픽 열기를 타고 스포츠 예능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오륜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박성광 오나미의 유별난 동계스포츠> 컬링과 스키, <아이돌스타 선수권 대회> <7전8큐> <럭키하키>. 각사 제공, 프로그램 갈무리
개그맨 박성광과 오나미 등 개그맨들이 겨울올림픽 종목을 배워보는 <박성광 오나미의 유별난 동계스포츠>. 프로그램 갈무리
개그맨 박성광과 오나미 등 개그맨들이 겨울올림픽 종목을 배워보는 <박성광 오나미의 유별난 동계스포츠>. 프로그램 갈무리
다음달 9일 평창에서 불지펴질 스포츠 드라마의 열기가 티브이에서는 벌써 시작됐다. 올림픽 열기를 타고 스포츠를 접목한 예능이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끈다. 박진감 넘치는 경기와 승부의 짜릿함, 도전하는 이들의 성취감 등이 맞물려 보기만 해도 열정이 전염될 듯하다.

<박성광 오나미의 유별난 동계스포츠>(유맥스, 토일 밤 10시)는 평창동계올림픽 입문서와 다름없다. 박성광과 오나미, 류근지 등 개그맨들이 동계 스포츠를 직접 배우는 체험프로그램인데, 지난해 11월부터 지금껏 컬링, 쇼트트랙, 알파인스키, 스노보드 등 다양한 종목을 소개해왔다. 쇼트트랙 심석희, 컬링 이승준 등 전·현직 선수들이 나와 이론부터 동작까지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점이 꽤 유익하다. 생소했던 컬링의 경기 방식이나, 쇼트트랙 출발 시 빙판에 스케이트 날을 찍고 서 있을 수 없는 바뀐 규정 등도 알려주며 평창올림픽에 대한 흥미를 돋운다. 제작진은 기획 의도에서 “어렵다고 생각하던 종목들을 쉽고 재미있게 배우면서 동계올림픽과 친숙해졌으면 한다”고 밝혔다. 겨울올림픽의 꽃 아이스하키의 박진감은 웹예능 <럭키하키>에서 미리 경험할 수 있다. 아이돌그룹 제이비제이(JBJ)가 아이스하키를 배우는 과정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총 9회로 9일 오전 10시부터 카카오티브이와 포털사이트 네이버에서 매주 화·수·목 한편씩 공개 중이다. 선수 출신인 송동환 고려대 아이스하키팀 감독이 스틱 잡기부터 수비법 등 실전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전수한다. 아이스하키를 해본 적 없던 멤버들이 훈련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는 모습이 감동 포인트다.

아이돌그룹 JBJ가 아이스하키를 배우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여줄 웹예능 <럭키하키>. 제작진 제공
아이돌그룹 JBJ가 아이스하키를 배우면서 평창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여줄 웹예능 <럭키하키>. 제작진 제공
“겨울종목만 보지 말고 안방에서 열리는 스포츠 제전도 봐달라”며 다른 종목들도 고개를 내밀었다. 2024년 파리 여름올림픽에서 정식 종목 채택에 도전하는 당구 예능이 신설됐다. <엠비시 스포츠플러스>가 9일부터 매주 화요일 밤 10시에 방영 중인 <7전 8큐>다. 이태곤이 진행하고 신수지, 강소연, 양정원, 조정민 등 방송인·가수 등 8명이 당구를 배운다. <유맥스>에서도 배우, 가수, 스포츠 선수 등 16명이 당구대회를 여는 <스타당구대회>를 방영 중이다. <문화방송>은 아이돌들이 육상 등의 종목에 도전하는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문화방송)를 2010년부터 선보여왔는데, 올해는 볼링을 추가했다. 볼링은 올림픽 종목은 아니지만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다.

당구를 예능의 무대로 가져온 <7전8큐>. 엠비시스포츠플러스 제공
당구를 예능의 무대로 가져온 <7전8큐>. 엠비시스포츠플러스 제공
종목을 불문하고 이 열기의 중심에는 평창겨울올림픽이 있다. <럭키하키> 이효진 작가는 <한겨레>에 “평창올림픽에 관심을 호소하고 우리나라 아이스하키를 응원하는 마음에서 이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럭키하키>에 출연한 제이비제이 소속사도 <한겨레>에 “특히 젊은층이 평창올림픽에 관심을 갖게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어 출연했다”고 말했다. 마침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성사로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도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의 시의성을 빼고서라도 스포츠 예능은 그 자체의 매력이 있다. 게임의 규칙도 경기 방식도 잘 모르던 이들이 실력을 쌓아가는 성장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면서, 도전과 좌절을 반복하는 과정이 감동을 준다. <7전 8큐>의 최항서 작가는 <한겨레>에 “몰랐던 분야에 도전해서 하나씩 성취해가는 과정을 시청자들은 좋아한다”고 말했다. 요즘처럼 프로그램별로 시청률 차이가 크지 않은 시대에는 스포츠뿐만 아니라 낚시 등 특정 타깃층을 겨냥한 예능프로그램이 잘되는 분위기와도 맞물린다. 지난해 방영했던 농구예능 <버저비터>의 이상윤이나 <7전 8큐>를 진행하는 이태곤 등 관심있는 스포츠라면 예능에 잘 나오지 않는 이들도 출연한다는 점에서 신선함도 있다.

뜻밖에 스포츠 예능은 해당 종목이 처한 열악한 환경 등의 문제점을 곱씹게도 한다. 이효진 작가는 “우리나라에 빙상 선수들이 연습할 링크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섭외하면서 처음 알았다”며 “동계 종목의 열악한 현실을 몸소 느꼈다”고 말했다. 최항서 작가는 “스포츠 예능은 경기 방식을 알려주고, 선수는 물론, 유망주들도 함께 소개하면서 인기 스포츠뿐 아니라 다양한 종목에 관심을 갖게 하는 순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부상 등의 문제도 있다. <아이돌 스타 선수권 대회>에서도 늘 크고 작은 사고가 늘 있었다. <럭키하키> 제작팀은 녹화 중 의료팀을 상시대기시키고 출연자에게 맞는 보호장비를 맞추는 등 부상 방지를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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