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공연, 볼만한 영화, 봐야 하는 방송 드라마가 많아도 너무 많다. 이름만 들어도 가슴 뛰는 스타들과 제목만 들어도 궁금증이 대폭발하는 2018년 문화계의 주요 작품과 공연, 전시들을 총망라해 소개한다. 놓치면 후회할 작품·전시 10개는 <한겨레>의 추천작이다. 다이어트, 공부, 연애로 바쁘더라도 이것만은 ‘내 마음속에 저장’하시라.
신작 <라이브>로 1년 반만에 티브이 시청자들과 재회하는 노희경 작가. 티브이엔 제공
■ 티브이엔 <라이브>―믿고 보는 노희경
작가가 노희경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디어 마이 프렌즈>(티브이엔) 이후 1년6개월여 만에 선보이는 새 드라마다. 경찰 지구대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중심으로 경찰의 애환과 상처를 다룬다. 1995년 <베스트 극장>(문화방송)으로 데뷔한 그는 작품마다 ‘사람’의 따뜻함을 얘기해왔다. 이번에도 일상의 소중한 가치와 소소한 정의를 지켜가는 경찰의 모습에 주목하며 2018년 감동을 책임진다. 정유미가 남성우월주의 세상에 맞서는 순경 ‘한정오’, 이광수가 맡는 사건마다 불운이 겹치는 순경 ‘염상수’, 배성우가 승승장구하다 강등되어 지구대에 온 경위 오양촌으로 나온다. 3월 방영 예정.
전세계에 흩어져 있던 고려시대 명품유산들이 오는 12월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이는 ‘대고려전’.
■
세계 흩어진 고려 명품들 한자리에
올해 12월 세계 각지에 흩어진 고려시대 명품유산들이 국립중앙박물관에 모인다. 고려왕조(918~1392) 건국 110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대고려전’이다. 중세 한반도에 민족국가 터전을 세운 고려왕조의 문화예술을 재조명하기 위한 초대형 기획전시다. 고려청자와 불화, 금속활자, 대장경, 나전 등의 명품들이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출품된다. 박물관 쪽은 프랑스가 소장한 세계 최고 금속활자본 <직지심체요절>을 비롯한 국외 희귀유물들과 북한의 유물들도 교섭해 전시를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9월 일제히 개막한다.
■
올 가을은 비엔날레의 계절
2년마다 열리는 국제미술잔치인 비엔날레가 가을 한국 미술판을 수놓는다. 2000년대 이래 국내 3대 비엔날레로 뿌리를 내린 광주비엔날레와 부산비엔날레, 서울미디어아트비엔날레가 9월 일제히 개막해 11월까지 나란히 열린다. 맏형 격인 12회 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을 대주제로 11명의 기획자들이 연관된 소주제들을 담은 여러 기획전들을 선보이며, 국립광주아시아문화전당도 처음 전시장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부산과 서울의 비엔날레 행사들은 아직 주제와 기획진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넷플릭스 신작 드라마 <킹덤>에서 김은희 작가와 호흡을 맞추는 배우 배두나. <한겨레> 자료사진
■ 넷플릭스 <킹덤>―소재부터 플랫폼까지 다 새롭다
여러가지로 새 길을 닦는 작품이다. 한국 드라마 처음으로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 넷플릭스에서 제작·방영하고, 드물게 6부작이다. 드라마로는 대중적이지 않은 ‘좀비’가 소재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험인데, 연출진이 좋다. <시그널>(티브이엔) 등 장르 드라마 잘 쓰는 김은희 작가와 영화 <터널> 김성훈 감독의 호흡이 궁금하다. 김 작가는 이 드라마를 오래전 구상했는데 2015년 만화 <버닝 헬 신의 나라>로 먼저 소개했다. 이를 원작 삼아 100% 사전제작을 목표로 촬영중이다. 조선의 왕세자가 의문의 역병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나라 전체를 위협하는 잔혹한 진실을 밝혀내는 이야기다. 배두나, 주지훈의 연기력이 관전 포인트. 방영일 미정.
4년만에 오는 3월 한국을 다시 찾는 존 레전드.
■
존 레전드 내한공연…‘포스트 스티비 원더’의 귀환
‘포스트 스티비 원더’ 존 레전드가 4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2004년 데뷔앨범 <겟 리프티드>(Get Lifted)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그는 2013년 발매한 4집 수록곡 ‘올 오브 미’(All of Me)가 빌보드 1위에 오르는 등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음악으로도 영역을 넓혀 <라라랜드> <미녀와 야수>에 수록된 곡들이 좋은 반응을 얻었다. 최신 앨범 <다크니스 앤 라이트>를 기념한 월드투어다. 메가 히트곡인 ‘올 오브 미’를 포함해 ‘세이브 룸’(Save Room), ‘오디너리 피플’(Ordinary People) 등을 들을 수 있다. 3월15일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2018 골든나인 페스티벌’에서 한국 힙합 팬들 앞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줄 키샤 콜.
■
골든나인 페스티벌…힙합 팬들 “소리 질러~”
새해 벽두부터 몸을 들썩이게 할 힙합 축제가 열린다. ‘2018 골든나인 페스티벌’은 먹고 마시며 즐기는 분위기로 꾸며진다. 한국 방문이 처음인 아르앤비(R&B) 가수 키샤 콜, 힙합 아티스트 제레마이, 래퍼 넬리 등 출연진도 화려하다. 허스키한 목소리가 매력적인 키샤 콜은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가수. 특히 ‘러브’는 가수 이하이가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불러 인기를 끌었다. 이들 외에도 세계적인 디제이 안젤로·락키락·스리스타일·트레이즈·레이디스타일이 화려한 디제잉을 뽐낼 예정이다. 1월6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
배우 황정민이 10년 만에 연극무대에 복귀하는 셰익스피어 원작의 <리차드 3세>.
■
무대에서 만나는 황정민…연극 ‘리차드 3세’
충무로에서 가장 바쁜 배우 황정민이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복귀한다. 셰익스피어가 쓴 희곡을 원작으로 한 연극 <리차드 3세>를 통해서다. 황정민은 곱사등과 굽은 왼팔 등 불편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언변과 권모술수로 경쟁자인 친족과 그들의 가신을 모두 숙청하고 권력의 중심에 서는 희대의 악인 리차드 3세 역을 맡았다. 리차드 3세의 친형 에드워드 4세 역의 정웅인, 리차드 3세의 형수 엘리자베스 왕비 역의 김여진 등이 황정민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 많은 공연계에서 드물게 모두 원 캐스팅으로 한달간 무대에 오른다. 2월6일~3월4일 서울 예술의전당 씨제이(CJ)토월극장.
현재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가운데 가장 몸값이 높다고 알려진 크리스티앙 지메르만이 10월 영국 필하모니와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한다.
■
‘완벽주의 피아니스트’ 지메르만과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15년 만이다. ‘피아니스트의 피아니스트’로 불리는 폴란드 출신의 거장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영국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의 협연자로 한국을 찾는다. 지휘자 에사페카 살로넨이 지휘를 맡은 이번 공연에서 번스타인 교향곡 2번 ‘불안의 시대’를 협연하다. 콘서트홀의 피아노 음향에 예민해 자신의 피아노를 갖고 세계 공연장을 누비는 그는 현재 활동하는 피아니스트 중에서 가장 몸값이 높다고도 알려져 있다. 2003년 첫 내한 때도 자신의 스타인웨이 피아노와 연습용 액션(건반 부분)을 공수해 와 화제가 됐다. 10월18~19일 서울 롯데콘서트홀.
<마당을 나온 암탉>의 오성윤 감독이 선보이는 창작 애니메이션 <언더 독>.
■ <언더독>…‘마당을 나온 암탉’ 넘을 극장용 장편 애니 ‘황금 개의 해’ 무술년에 개들이 주인공인 애니메이션이 찾아온다. <언더독>은 <마당을 나온 암탉>(2011)으로 국내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장을 열었던 오성윤 감독의 신작이다.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 ‘뭉치’가 같은 처지의 개들과 함께 행복을 찾아 떠나는 내용으로 도경수·박소담·박철민 등이 목소리 연기를 펼친다. 오 감독은 “사람에게 쫓기고 내몰린 유기견들이 정체성과 자유의 의미를 깨달아 가는 과정을 그렸다”며 “애니메이션은 어린이용이라는 편견을 깨기 위해 전 연령대의 공감을 얻을 만한 희망찬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하정우가 <더 테러 라이브>의 김병우 감독과 다시 손잡은 2018년 대작 영화
.
■ <피엠시>(PMC)…김병우 감독+하정우 또 일낼까? <신과 함께>와 <1987>의 쌍끌이 흥행으로 활짝 열린 ‘하정우의 시대’는 올해도 계속된다. <피엠시>는 <더 테러 라이브>(2013)로 558만 관객의 마음을 쫄깃하게 했던 하정우와 김병우 감독이 다시 만난 작품이다. 판문점 30m 아래 지하 벙커 회담장에서 벌어지는 비밀작전에 미국이 고용한 민간 군사 기업의 한국인 용병 에이헵(하정우)과 그의 팀원들이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가까운 미래를 배경으로 밀폐된 공간에서 단시간 내에 벌어지는 군사작전을 긴박하게 그려낸 점이 특징이다.
김미영·남지은·노형석·유선희 기자 사진 각 제작사 및 기획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