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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21년만에 TV로 다시 만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등록 2017-12-05 18:32수정 2017-12-05 20:30

노희경 작가의 1996년작 리메이크
달라진 여성상 등 시대변화 반영해 각색
21년 만에 다시 만든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티브이엔 제공
21년 만에 다시 만든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티브이엔 제공
“이런 말 하는 거 아닌데 정신 드실 때 혀라도 깨물어서 나 따라와. 애들이랑 아범 고생시키지 말고. 기다릴게.” 암에 걸린 며느리가 치매를 앓는 시어머니한테 건넨 이 말 한마디에 수많은 시청자가 눈물을 훔쳤다. 아들과 헤어지며 “정수야, 엄마 얼굴도 웃음도 다 잊어도 되는데 엄마 뱃속에서 나온 건 잊으면 안 된다”던 대화는 또 어떻고. 1996년 방영한 4부작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문화방송)은 모든 신이 명장면이자, 한마디 한마디가 명대사였다.

가슴을 뭉클하게 했던 그 드라마가 21년 만에 다시 찾아온다. <티브이엔>이 ‘리메이크 버전’을 9일부터 매주 토·일 밤 9시에 내보낸다. 원작을 쓴 노희경 작가가 직접 각색한 대본을 홍종찬 피디가 연출했다. 애초 <문화방송>에서 리메이크를 추진했는데, 파업으로 제작 논의가 잠정 중단되면서 <티브이엔>에서 방영하게 됐다. 노희경 작가는 <티브이엔>을 통해 “이 작품이 방송된 이후 처음부터 끝까지 주인공 자체가 어머니인, 어머니만을 위한 드라마가 별로 없었다. 우리에게 부모는 삶의 좌표다. 그 좌표를 다시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1996년 방영해 눈물샘을 자극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문화방송 제공
1996년 방영해 눈물샘을 자극했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문화방송 제공
드라마는 평생 가족 뒷바라지를 하며 살다가 말기 암 진단을 받은 인희가 치매 앓는 시어머니와 남편, 두 아이와 이별하는 과정을 그린다. 리메이크 버전은 이 구성은 고스란히 따르면서 21년 전과 달라진 여성상과 부모와의 친밀도 등을 반영했다. 노희경 작가는 “21년 전과 비교해서 세상이 많이 달라졌다. 엄마와 딸, 부모와 자식의 관계에 집중해 요즘 시대에 훨씬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원작에선 김영옥이 시어머니, 나문희가 며느리, 주현이 남편, 이민영과 이종수가 자녀로 나왔는데, 리메이크 버전에서는 원미경과 유동근, 최지우, 최민호가 출연한다. 김영옥은 리메이크 버전에서도 같은 역을 맡았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드라마의 인기를 발판으로 2010년 연극, 2011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2013년에는 극 중 대사가 고3 전국모의고사 독해 지문으로 출제되었는데, 절절한 대사에 문제를 풀다가 운 학생들이 많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 케이블 드라마 피디는 “노희경 작가가 자신의 어머니를 생각하며 쓴 섬세한 표현은 엄마가 있는 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감성이어서 시대와 관계없이 통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랑과 야망> <허준> <1%의 어떤 것> 등 다시 만든 작품들이 원작보다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피디는 “원작을 못 본 세대들한테는 신선한 작품이고, 본 이들한테는 향수를 자극할 수 있어 젊은층과 중장년층을 폭넓게 아우를 수 있지만 달라진 시대 분위기와 시청자의 정서를 얼마나 잘 반영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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