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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빼앗긴 무대에도 봄이 오고 있나요

등록 2017-12-03 15:00수정 2017-12-04 10:04

정권이 바뀌면서 빼앗긴 무대에도 봄이 오는 걸까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예술가나 단체들이 하나둘 복권되고 정부 지원도 받아 새 작품을 준비중입니다.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은 ‘블랙리스트 1호’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기인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자로 ‘낙인’찍히면서 2014년부터 각종 정부 지원사업에서 배제됐습니다. 그런 그가 쓴 희곡 <꽃을 바치는 시간>이 지난달 문화예술위원회가 선정한 ‘2017~18년 오페라창작산실’ 1·2차 심의를 통과했습니다. 내년 3~4월께 완성된 작품과 30분 분량의 쇼케이스 실연 심사를 거쳐 최종 지원작으로 선정되면 제작비 지원을 받아 극장에 올리게 됩니다. 예술위의 ‘2015 아르코문학창작기금’ 지원사업에 희곡 분야 1순위로 뽑혔다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탈락했던 작품입니다.

지난달 예술위의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지원작으로 선정된 22개 작품에도 그동안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하땅세·놀땅·백수광부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정부 지원을 여러 차례 받았던 하땅세는 박근혜 정부에선 선별지원 단체로 분류돼 제약을 받았습니다. 놀땅은 연극 <선을 넘는 자들>로 2년 연속 응모했는데 지난해엔 떨어지고 올해는 붙었습니다. 예술위는 “올해는 작품성 이외에는 어떤 것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거꾸로 블랙리스트 피해 예술가가 우대받지 않겠냐는 우려에도 선을 그었습니다.

극단 놀땅의 연극 <선을 넘는 자들>. 문화예술위원회 제공
극단 놀땅의 연극 <선을 넘는 자들>. 문화예술위원회 제공

예술위는 한해 2천억원가량의 문화예술 지원기금을 집행하는 기관이어서 문화예술단체에 끼치는 영향력이 상당합니다. 지난 6월 전임 박명진 위원장이 블랙리스트 사태에 연루돼 중도사퇴하면서 예술위는 현재 진상조사 관련 감사를 받고 있습니다. 예술위의 한 관계자는 “공연계 사람들을 만날 때면 고개를 들고 다닐 수 없을 정도였다”며 부끄러워하더군요.

다행히 정상화를 위한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습니다. 블랙리스트 피해자이기도 했던 황현산 고려대 명예교수는 27일 예술위 위원장으로 선임되면서 “블랙리스트 문제부터 풀겠다”며 예술위 재정립과 공정성 확립에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죠.

계절상으론 겨울이나 무대에 온기가 생기고 있는지 보려면 역시 공연장으로 가봐야 할 듯합니다. 이번 창작산실 선정 작품들은 오는 8일 무용 <퍼펙트 데쓰>를 시작으로 내년 3월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등에서 100여일간 공연됩니다. 연극계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리는 오태석 연출가의 연극 <모래시계>가 일정의 마지막을 장식할 예정입니다.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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