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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문화일반

예능감은 아직 ‘스튜핏’ 내일 예감은 ‘그뤠~잇’

등록 2017-11-23 18:55수정 2017-11-23 21:28

-김생민 ‘짠내투어’ 제작발표회-
데뷔 뒤 리포터 등 조역만 하다
짠내풀풀·배려 물씬 화법에
시청자들 열광하며 TV ‘강제소환’

‘영수증’ 26일부터 정규 편성
‘짠내투어’ ‘전지적 참견시점’ 등
주역으로 방송사 러브콜 잇따라
<짠내투어>. 티브이엔 제공
<짠내투어>. 티브이엔 제공
긴장하는 건가? 동공이 정신을 못 차리고, 표정 관리가 안 된다. “이렇게 많은 분들 앞에서 얘기하는 게 처음이라, 지금 너무 긴장됩니다.” 데뷔 25년차인 방송인이 모여든 사람들을 어색해하다니. 23일 <티브이엔>의 새 예능 프로그램 <짠내투어> 제작발표회장에서 만난 김생민은 자신의 바뀐 위상에 아직 적응하지 못한 듯했다. “늘 저 자리(제작발표회 사회자)에서 진행해왔는데, 지금 여기 앉아 있다니….”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에서 진짜 마음이 읽힌다.

제작발표회장에서의 자리처럼 몇달 사이 김생민의 위치는 달라졌다. 이날 행사엔 여느 톱스타가 출연하는 프로그램 이상으로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티브이엔> 관계자조차 “너무 많이 와서 깜짝 놀랐다”고 했다. 밀려드는 인터뷰와 섭외 요청에 혼자 응대할 수 없어서 소속사와 계약도 했다. 그를 중심에 내세운 예능 프로그램도 줄을 잇는다. <짠내투어>는 제목에서도 드러나듯 김생민의 절약 캐릭터를 십분 활용했다. 김생민의 일상을 공개하는 <전지적 참견 시점>(문화방송)도 오는 29·30일 방송한다. 그를 스타덤에 올려놓은 <김생민의 영수증>(한국방송2)은 시청자들의 성원으로 정규편성되어 26일 첫방송한다. 말 그대로 예능 대세가 됐다.

<전지적 참견 시점>. 문화방송 제공
<전지적 참견 시점>. 문화방송 제공
김생민의 인기는 그가 예상하거나 준비했다기보다, 시청자가 ‘강제 소환’했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시청자들은 <김생민의 영수증>에서 자신의 ‘짠돌이’ 생활 방식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합리적인 소비를 조언하는 그의 모습에 열광했다. 다른 사람의 소비를 비난하는 것이 아니라 귀 기울인 뒤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배려 화법도 사람들을 흔들었다. 김생민은 “송은이, 김숙의 덕이 크다”며 공을 돌린 뒤 “이런 경우도 있고 저런 경우도 있다는 다양한 사례를 재미있게 펼치면 시청자들이 그중에서 하나 나와 맞는 것을 발견하고, 비슷하니까 공감하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뜬 뒤에도 “이 인기 6개월 본다”고 농담처럼 말해왔다. <김생민의 영수증> 파일럿이 지난 8월 시작했으니 그의 예상으로는 유통기한이 끝날 즈음인데 일이 몰려든다. “얼마나 갈지는 하늘의 뜻”이라며 “그저 최선을 다하겠다”는 그가 이 인기를 발판으로 방송인으로 우뚝 서려면 지금부터 시작이다. 그런데 그는 <짠내투어>로 처음 경험한 야외 예능이 아직은 어색한 듯했다. “예능이 하루아침에 되는 게 아니구나, 반성을 많이 했어요. 이 동네 규칙을 잘 몰라서 예능이 너무 어려웠습니다.” 손창우 피디는 그의 “예능감이 스튜핏이었다”고 웃으며 “개그는 재미없지만 열심히 한다. (함께 출연한) 박명수한테 호통 치는 법도 물어보더라”고 말했다.

<짠내투어>. 티브이엔 제공
<짠내투어>. 티브이엔 제공
많은 이들은 그의 성공비결로 성실함을 꼽는다. 20년간 <출발비디오여행> <연예가중계>를 했고, <동물농장>을 17년간 진행했다. 모르는 건 철저하게 공부한다. 야외 예능도 그런 마음으로 곧 따라잡겠다는 각오다. “5년 정도 시간이 주어지면 저는 잘할 수 있습니다.(웃음)” 간담회 내내 “감사하다”는 말로 자신을 낮추던 그가 끝날 무렵 갑자기 단호하게 돌변했다. “(나의 소비 조언에) 공감만 하고 쓰시는 분들은 그냥 계속 쓰시더라. 그거 굉장히 속상합니다!” 변치 않는 ‘통장 요정’ 김생민은 이제 ‘예능감’을 저축해 ‘예능 요정’을 향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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