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토요일 저녁 큰 웃음 드리겠다.” 김태호 피디의 다부진 각오와 함께 <무한도전>이 마침내 돌아온다. <문화방송>(MBC) 파업이 15일 오전 9시부터 사실상 종료되면서 9월4일 이후 중단됐던 프로그램들도 속속 정상화될 예정이다.

예능 프로그램은 당장 15일부터 시작해 다음주 주말까지 모두 재개될 전망이다. 파업 해제 당일 <라디오스타>가 정상화의 신호탄을 쏜다. <라디오스타> 제작진은 “15일 수요일부터 방송을 재개한다”고 14일 밝혔다. 15일 방송분은 파업 전 녹화분이고, <라디오스타>는 이날 파업 이후 첫 녹화도 진행한다. <무한도전>은 16일 첫 녹화를 하고, 25일 방영이 목표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16일은 출연자들과 간단히 첫 녹화를 하고, 25일부터 방송이 재개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섹션티브이 연예통신>은 18일 녹화 뒤 19일부터, <음악중심>은 25일 전파를 탄다. 파업 전 녹화 분량이 확보되어 있는 <나 혼자 산다>는 17일, <세상의 모든 방송>은 18일 다시 시작한다. <발칙한 동거-빈방있음>은 예능 드라마 <보그맘> 종영 이후인 12월8일부터 시작한다. 앞서 예능국은 김장겸 사장의 해임안이 가결된 다음날인 14일 오후 전체회의를 소집해 녹화 재개 일정을 논의했다.

파업 동안 음악만 들려줬던 라디오 프로그램들은 이번주 진행자 일정 조정 등을 거쳐 다음주 월요일 20일부터 순차적으로 정상화할 예정이다. 애초 제작거부를 이어갈 예정이던 <신동호의 시선집중>은 14일 오후 신동호 아나운서가 하차하고 적절한 새 진행자를 찾기 전까지 임시 진행자 체제로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신동호 아나운서 국장은 지난달 16일 문화방송 소속 아나운서 28인으로부터 부당노동 행위, 형법상 업무방해죄 등으로 피소당한 바 있다.

다만, 파업의 불씨를 댕긴 <피디수첩> 등 시사교양 프로그램 일부와 뉴스는 정상화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전국언론노조 문화방송 본부 김연국 위원장은 14일 서울 상암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파업을 잠정 중단하지만, 현 경영진이 책임지고 물러난 뒤 새 경영진과 공정방송 단협 체결 할 때까지 쟁의를 이어간다. 예능, 라디오 프로그램은 모두 정상화 될 예정이지만 시사보도부문의 뉴스와 보도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공정방송 투쟁을 한다”며 “7층 보도국에서 쟁의를 계속하며 적폐 뉴스 중단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