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드라마 <더럴 가족 이야기> 남편을 잃고 홀로 남은 어머니와 4남매의 가족 이야기가 펼쳐진다. 교육방송 제공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 두편이 찾아온다. 영국에서 만든 6부작 <더럴 가족 이야기>와 8부작 미국드라마 <롱 로드 홈>이다. 각각 ‘가난’과 ‘전쟁’이라는 소재는 다르지만, 힘든 상황을 견디게 하는 가족의 힘을 강조하는 메시지는 같다.
13일 시작하는 6부작 영국 드라마 <더럴 가족 이야기>(교육방송, 월 밤 12시30분)는 영국 가족의 그리스 정착기다. 1935년 남편을 잃고 4남매를 홀로 키우게 된 루이자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지자 영국을 떠나 물가가 싼 그리스 코르푸섬으로 이사한다. 낯선 문화와 언어 등으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하는 루이자의 일상과, 개성 강한 4남매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펼쳐진다.
원제는 <더 더럴>로 영국 케이블방송사인 <아이티브이>(ITV)에서 시즌2(2017년 4월23일~5월28일)까지 방영됐고, 내년에 시즌3이 예정돼 있다. <교육방송>에서 내보내는 것은 2016년 방영한 시즌1이다. 당시 첫회 시청자 수만 약 640만명(시청률 29%)으로, 첫회 기준으로 그해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코르푸섬의 멋진 경치와 파스텔톤의 색감 등 동화 같은 영상미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아름다운 그림과 달리 가난에 시달리는 가족의 일상은 너무도 사실적이어서 보다 보면 외국 드라마 같지 않은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스파이나 경찰로 자주 나왔던 킬리 호스가 21살 큰아들을 둔 엄마를 연기한다.
이라크 전쟁을 배경으로 한 <롱 로드 홈>. 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12일 시작한 <롱 로드 홈>(내셔널지오그래픽, 일 밤 11시)은 전쟁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2004년 4월 이라크 바그다드 사드르시티에서 실제로 있었던 ‘블랙 선데이’ 전투 상황이 배경이다. 당시 미군 제1기병사단은 이라크 저항 세력의 기습 공격으로 1개 소대가 8시간 동안 적진에 고립됐다. 그 숨막히는 8시간을 8회에 걸쳐 담아낸다. 미국에서는 11월7일 방영이 시작됐다.
이 드라마는 철저한 고증을 거쳐 거리에서 벌어지는 박진감 넘치는 전투 장면 등 참혹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해냈다. <하우스 오브 카드>에 나온 마이클 켈리와 <워킹데드>의 세라 웨인 콜리스 등 한국 시청자들한테 익숙한 유명 배우들의 등장도 반갑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전쟁터뿐 아니라, 고립되는 동안 겪는 가족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다룬다는 것이다. 비극적인 전투 현장에 사랑하는 사람을 보낸 가족이 겪는 고통과 슬픔, 군인이기 이전에 평범한 가장, 아들이었다는 사실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내 일처럼 가슴이 아프다. 죽음에 직면한 상황에서도 그들을 견디게 한 건 전우애와 살아 돌아가 만나야 할 가족이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