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네간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걸까. 미국드라마 <워킹데드 시즌8>(폭스채널 월 밤 11시) 1회를 본 이들은 이제 조금 체증이 내려간다는 반응이다. <워킹데드>는 지난 시즌에서 시즌을 통틀어 가장 잔인한 악당 네간이 등장해 주요 인물들이 무기력하게 당하기만 하며 떡 열개는 먹은 듯한 답답함으로 팬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한국 팬들이 사랑했던 글렌(스티븐 연)까지 네간한테 맞아 죽으며 “이거 실화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그랬던 릭 일행이 네간의 구원자 집단을 상대로 1회부터 싸움에서 승리하며 속 시원함을 안겼다. 이 시원함은 시즌 내내 이어질 것 같다. <폭스채널 코리아> 쪽은 “<워킹데드 시즌8>은 네간의 무리에 맞서 릭 일행이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서는 내용으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이제야 숨통 좀 트이는 <워킹데드 시즌8>이 시즌7이 끝난 지 6개월 만인 지난 23일 케이블방송사 <폭스채널 코리아>에서 시작했다. 미국 케이블방송사 <에이엠시>(AMC)에서 22일 선보인 지 하루 만이다. 힐탑, 킹덤 집단과 알렉산드리아, 릭 일행이 힘을 합쳐 네간의 구원자 집단과 전쟁을 준비하고 치르는 과정이 전개됐다. 이전 시즌에서 보여줬던 거침없는 릭 일행의 모습이 되살아나며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액션이 가득한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릴 역의 노먼 리더스는 <시즌8> 방영 전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은 원래 드라마로 새롭게 시작된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시즌8>은 1회가 100번째 에피소드인 점을 기념해, 주유소를 찾은 칼의 모습 등 이전 시즌을 연상케 하는 장면들을 곳곳에 심어놓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시간이 흘러 수염이 덥수룩한 릭이 침대에 누워 있는 등 미래와 현재를 오가는 구성도 궁금증을 안긴다.
그러나 좀비와의 대결이 갈수록 심심해지는 것은 아쉽다. 좀비가 들끓는 세상에서 살아남는 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워킹데드>는 시즌을 거듭할수록 좀비보다 더 무서운 인간과의 싸움이 중심이 됐다. <시즌8> 1회에서 좀비는 네간 일행과 싸우기 위한 미끼 정도로 동원되는 등 소리만으로도 섬뜩했던 좀비를 보는 재미가 옅어졌다. 그래서일까. <시즌8> 1회는 미국 현지에서 총 1140만명(18~49살 기준)이 보며 <시즌3> 1회 이후 가장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즌7> 1회 시청자 수는 1703만명이었다. 한국에서는 수도권 기준으로 30대 여성(1%)이 가장 많이 봤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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