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란 무엇인가. 우리가 지난 반년간 물어왔던 질문을 서울 광화문 복합문화공간 에무가 4일부터 공연과 전시, 영화 상영을 통해 다시 던지고 있다. 여러 소재와 주제로 흩어진 조각들을 ‘국가’라는 질문의 대답으로 다시 짜맞춰보는 것이다.
지하2층 에무갤러리에서는 ‘난곡 이야기’를 전시한다. 2004년을 마지막으로 사라진 이 달동네를 배경으로 사진작가 김영종이 작업했다. 사람들이 빠져나간 마을에 생명체가 깃든 듯한 전등을 매달거나, 살던 이들의 사진을 계단에 늘어놓거나, 역대 대통령의 사진을 만국기처럼 하늘에 펄럭이게 만든 설치 작품을 찍었다. 재개발 ‘신화’ 속에서 가난이 공모했던 바를 되묻는다. 12분짜리 비디오 <거미의 침>(2016년)도 상영된다. 무빙이미지 기획 및 작가인 전성권이 1970년대 세계 역사 속 이미지를 몽타주했다. 3악장 중 2악장에서 육영수씨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스페인 프랑코, 아르헨티나 후안 페론의 죽음과 자유를 부르짖는 군중으로 연결된다. 25일에는 미술평론가 성완경, 역사학자 한홍구, 사진작가 이시우가 전시의 주제와 관련한 심포지엄을 연다.
에무공연장 팡타개라지에서는 13일 포크 가수 씨없는 수박 김대중과 김태춘이, 27일 록밴드 로다운30과 제8극장이 공연을 펼친다. 영화로 오면 ‘국가’는 좀더 분명해진다. 14일 비정규직의 절망스런 취업기 <10분>(2014년), 청년창업 도전기 <코알라>(2016년), 부동산을 위해 악착같이 일하는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년) 등이 상영된다. 복지 수급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켄 로치의 <나, 다니엘 블레이크>(2016년)도 볼 수 있다. 문의 02)730-5514. www.emu.or.kr
구둘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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