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동숭아트센터 매입 추진
“이르면 내년 하반기 대학로시대”
방송 피디·대학 교수 경험 살려
창작지원·교육사업 집중할 구상
“이르면 내년 하반기 대학로시대”
방송 피디·대학 교수 경험 살려
창작지원·교육사업 집중할 구상
서울문화재단 주철환 대표이사
“동숭아트센터 매입절차(500억원 안팎)가 예상대로 끝나면, 현재 용두동에 있는 서울문화재단의 대학로 시대가 내년 하반기쯤 열린다. 새로운 공간에서 새로운 시도의 창작을 지원하고, 관객과 이어주는 역할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대리운전, 택배기사를 하는 예술인들을 현장에서 만나 땀과 눈물을 닦아주고 어깨를 토닥여 주는 일이다.”
서울시 산하 서울문화재단의 운영을 맡아 지난 1일 취임한 주철환(61·사진) 대표는 ‘서울문화재단 대학로 시대’에 기대가 컸다. 앞으로 3년간 재단을 꾸려갈 그를 12일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그는 <문화방송>(MBC) 피디로 17년간 일하며 <퀴즈아카데미>, <우정의 무대>,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등 인기 프로그램을 연출했다. 오비에스(OBS)경인TV 대표이사, <제이티비시>(JTBC) 편성본부장·제작본부장, 콘텐트본부장 등 화려한 방송계 이력과 함께, 동북중·고 교사,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등 학계도 두루 거쳤다.
주 대표는 연출가 출신답게 “즐거운 문화도시를 연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만만찮다. 밑바탕에는 예능 피디 출신으로서 문화 전반이나 문화행정을 과연 잘 이끌지 의문스럽다는 시각이 깔렸다.
지난달 25일 노동당 서울시당의 논평을 보면, ‘문화예술전문가’라고 주 대표를 소개한 서울시에 대해 “시청자가 좋아하는 예능프로그램을 만드는 능력은 존중하지만, 방송콘텐츠를 만드는 일과 문화예술창작 환경을 만드는 것은 전혀 별개”라고 지적했다. 현행 서울시 조례는 서울문화재단의 주요 업무로 △문화예술의 창작보급 및 문화예술활동의 지원 △문화예술의 교육 및 연구 등을 들고 있는데, 주 대표가 창작지원사업과 공모사업 업무에 어떤 전문성을 지녔는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주 대표는 “문화행정은 아직 잘 모르지만, 문화는 늘 제 곁에 있었다”라고 운을 뗐다. 음악 애호가인 그는 2장의 앨범을 내기도 했다. “제 주특기인 교육과 방송을 십분 활용해 첫째 창작지원 사업, 둘째 교육사업에 집중하겠다. 문화 소외계층에게 문화를 통한 행복을 느끼게 하고, 창작자들을 찾아가겠다. 소통과 친화력이 제 최대 강점이다. 또 시민에게 문화 혜택이 골고루 돌아가도록 하겠다.”
주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방송 프로그램을 통한 홍보에도 적극 나설 생각이라고 했다.
그는 자신의 생각을 응축한 신조어 ‘더다이즘’을 강조했다. “혼자 ‘더’ 잘 살기 위해 발버둥치기보다는 함께 ‘다’ 잘사는 것이 가치있다는 생각이다. 저는 그것을 ‘더다이즘’이라고 부른다. 서울문화재단의 영문 약자가 스팍(SFAC)인데, 불꽃 이미지가 연상된다. 문화가 불꽃이라면 교육은 풀꽃이다. ‘더’가 불꽃 같은 경쟁이라면 ‘다’는 풀꽃 같은 공생이다.”
임명권자인 박원순 시장과의 인연도 궁금했다. “오비에스 사장 때인 2007, 2008년께 당시 시민운동가인 박 시장이 수염을 기른 채 저를 찾아온 적이 있다. 특별한 현안은 없었고, 제 글을 인상적으로 읽었다며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는데, 그뒤로 저한테 가끔 전화를 했다. 희망제작소 이사를 맡아달라고 해서, 갈 시간이 없다고 하니까, 젊은이들한테 얘기를 들려달라고 해 참여했다. 최근에는 세종문화회관 이사를 맡았다.”
손준현 기자 dust@hani.co.kr, 사진 서울문화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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