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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전망대] ‘조중동’ 종편, 계속 유지해야 하나 / 장행훈

등록 2013-11-14 20:23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지난주 민주언론시민연합(민언련)이 8월, 9월 두 달 동안의 ‘조중동 방송’을 모니터한 ‘종편 시사토크 프로그램 모니터 보고서’를 내놓았다. 민언련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 3대 신문이 계열사로 운영하는 세 종합편성채널(종편)을 ‘조중동 방송’이라고 부른다. 민언련은 종편의 시사토크 방송을 시청하고 분석·평가해서 정기적으로 결과를 발표하는 열성 시민단체다.

세 방송은 말이 종편이지 실제로는 시사토크 방송을 많이 한다. 이들 종편이 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사업 계획과 실제로 방송하는 것과는 차이가 많이 난다. 따라서 방송통신위원회는 7월 이런 기형적 편성 비율을 시정하라고 요구했으나 조중동 방송은 시정하지 않고 있다. 신문을 발행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조중동 방송으로서는 이미 확보한 보도 인력과 노하우를 활용하면 시사토크쇼를 제작하기가 쉽다. 그래서 지상파 방송이 재방송 시간으로 이용하는 한가한 낮 시간(2~6시)을 이용해 정치 문제를 이야기하는 시사토크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한다. 제작비가 적게 드는 장점도 있다. 정치에 관심이 있지만 신문을 잘 보지 않는 나이 든 보수적 장년층의 눈길을 끌 수 있다. 그래서 대선 때는 박근혜 후보에게 효자 노릇을 했으리라는 평가도 있다.

조중동 방송의 탈선은 계속된다. <티브이조선>과 <채널에이>는 5·18을 북한군이 조종했다는 허위 보도를 해 국민을 격노하게 했다. 5·18 왜곡 방송에 분노한 원로 언론인 62인은 5월27일 기자회견을 열어 “너무나 뻔한 허위사실 날조 방송을 내보내는 초대형 방송 사고를 치고도 며칠씩이나 모르쇠로 버티기를 하는 이들 매체는 이미 스스로 언론이기를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고 질타하고 “조선과 동아 두 종편의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조중동 방송은 반성은커녕 국정원의 대선 개입을 원칙대로 수사하려다 박근혜 정권에 의해 “찍혀나간” 채동욱 전 검찰총장을 등 뒤에서 돌팔매질하며 희희낙락했다고 민언련은 개탄했다.

티브이조선의 <돌아온 저격수다>는 막가파의 절정이다. 민언련 보고서는 “종북좌파의 감춰진 뒷모습을 폭로하는 저격수”를 자처하는 <돌아온 저격수다>는 정부의 실책을 비판하는 저명인사와 시민사회단체, 심지어 국정원 선거 개입을 수사하는 검사 등까지도 이른바 ‘종북좌파’로 분류하고 있다고 전하고 있다.

한 예로 <돌아온 저격수다>는 9월11일부터 10월10일까지 총 22회 방송하는 과정에 단 한 차례를 제외하곤 21회나 채 전 총장 문제를 핵심 이슈로 다뤘다. 채 전 총장을 언급하면서 “여복이 많다”, “남근기 고착 증세가 상당히 심한 분”, “거짓말을 잘하고 여자를 함부로 거느린다” 등 막말로 채 전 총장을 모욕했다고 모니터 보고서는 고발하고 있다.

10월 초 우연히 <돌아온 저격수다>를 직접 보게 됐다. 저런 저질 프로를 대신문이 경영하는 방송에서 어떻게 내보낼 수 있는지 믿어지지 않았다. 특히 조선일보 기자와 새누리당 국회의원까지 지낸 진성호씨의 언동을 보면서 참으로 가련해 보였다. 티브이조선 방송은 토크쇼로 성공을 거둔 머독의 <폭스뉴스>를 연상시킨다. 폭스뉴스 방송을 고발한 책 <폭스효과>를 쓴 데이비드 브록은 폭스뉴스는 언론의 가면을 쓴 공화당의 선전 매체라고 비난하고 있다. 언론의 이름으로 권력의 선전 도구 노릇을 하는 사이비 신문·방송이 늘고 있다. 이제 언론의 이름으로 언론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사이비 언론을 민주시민의 힘으로 추방할 때가 됐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장행훈 언론광장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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